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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다

[책리뷰] 조선을 사로잡은 꾼들 조선문화의 아웃사이더 책을 읽거나, 만화를 보거나, 잡지를 펼칠때 만들고 그리고 쓴 사람의 마음, 또는 등장인물의 마음상태가 어떠할까 하는 심정으로 읽는다. 그러하다보니 책을 읽고, 만화를 보는 시간이 꽤 걸린다. 잡지를 펼쳐보는 것도 휙휙 책장을 넘기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광고까지 보는 스타일이다. 책 보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하지만 즐기는 분야가 다르고 얻어지는 것도 다양해진다. 은 제목보다는 저자 안대회선생의 이름을 보고 읽게 되었다. 안대회선생이 쓴 몇몇 저서들이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쓴 탓일것이다. 한문투성이의 조선시대의 이야기를 다시 한문투로 풀어쓴다면 읽는 것도 읽는 것이지만 이해하기가 많이 어려웠을텐데 먼저 저자 안대회선생은 이러한 부분을 해소하고 오히려 고전이라 .. 더보기
[책리뷰] 어느 책중독자의 고백 나는 어디쯤 서 있을까? 요즘 책 읽기를 즐기고 있다. 어떤 사람은 1년에 100권을 목표로 삼고 책을 읽는 사람도 있는데 한편으로는 갸우뚱하다. 1년에 50주, 1주에 2권을 읽어야 하는데 3~4일에 한 권 책을 읽어 낸다고 할때 책만 보지 않아서는 불가능한 일 같다. 물론 책을 잘 읽는 사람의 경우에는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정독하지 않고서는 독해력이 떨어져 마음을 다해 읽어야 한다. 나도 가능할까 하는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시작해보지만 ‘역시나~’ 어렵다. 을 만났을때 ‘나는 어디에 속할까?’하는 궁금함이 있었다. 그보다 우선 책읽기를 좋아하는, 그래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중독자’라고 했나보다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 책은 내가 상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부분을 알려주고 있다... 더보기
[책리뷰] 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 칭기스칸 칭기스칸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안다고 생각하지만 구체적으로는 잘 모른다. 우연히 접하게 된 칭키스칸~ 먼저 라는 서양인의 눈으로 정리된 칭기스칸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정도로 객관적인 관점으로 서술되어 있고 사실을 전해주려고 애쓰고 있다. 우리의 역사도 아니고, 다른 나라의 역사를 접하기는 쉽지 않고, 또 서양인의 눈으로 바라본 동양인의 삶을 기록한 것에 쉽게 눈이 가지 않을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참 놀라움 그 자체다. 서술하고 있는 작가의 마음까지 고려해가면서 책장을 넘긴다. 그리고 의 인물에 대해 알게 된 사실이다. 아주 평범하고 일반적인 우리의 이웃형제와 다를 바 없다. 그가 우연이던 계획적이던 전 세계에 미친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 마지막으로 주목받는 것은 이다. 그 .. 더보기
[책리뷰] 도자기 : 마음을 담은 그릇 은 만화책이다.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하는 학부생이 도자기를 소개하는 책이다. 글이든, 그림이든 도자기를 새롭게 소개하는 방식이 새롭다. 그동안 박물관이나 역사책에서 그릇(도자기)을 만나면 그저 그 시대의 유물이려니 하는 생각 이상의 관찰은 없었다. 잔잔한 일상의 에피소드를 통해 도자기를 만들었던 당시를 회고하고 그 문양에 얽힌 사연을 연상해보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게 사실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문제되지 않는다. 도자기에 대한 과도한 역사적 사실을 강요하지 않는 것이 담백하다.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모습들, 또 작가 나름의 상상을 더해서 도자기와 도자기 표면에 새겨진 문양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과거의 도자기, 역사속의 도자기가 오늘 우리들의 삶 속에서 재해.. 더보기
[책리뷰] 행복한 출근길 회사잘린 직장인 - 법륜스님의 10년전 상담이야기 이야기 행복한 출근길~ 법륜스님의 직장인 응원프로젝트는 10년전에도 진행되고 있었다. 아래 이야기는 당사자 A씨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를 옮겨놓은 것이다. 본인이 이름 밝히는 것은 원하지 않아 A씨라고 표현하였다. 현재 NGO단체의 중견실무자로 일하고 있는 A씨는 최근 김영사에서 발행된 법륜스님의 의 책을 보며 과거를 회상했다. 10년이 다 되어가는 이야기지만 그때 법륜스님과의 남다른 인연을 소개했다. 30대 초반의 젊은시절(?) 직장생활을 시작한 것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직장 상사들 눈치보랴, 동료직원들과 눈에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속에 속은 시커멓게 타 들어갈 지경이었다. 밖으로 웃으면서 태연한 척 지내지만 경쟁의 전투는 마음을 골병들게 했다. 그때.. 더보기
[책리뷰] 누구 없는가 종정 법전스님의 수행과 깨달음의 자서전 사람들은 바쁘다. 어디를 향해 가는 걸음이 분주하기만 하다. 정작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것이 인생이라고 했던가? 지금 여기에 오기 전에는 집에서 왔고, 그 전에는 … 어머니 뱃속에서 왔고, … 다시 어머니 뱃속에 오기 전에 어디서 왔는지! 우리는 그렇게 온 곳을 모르고 갈 곳 또한 모르고 바쁘게 살고 있다. 한국불교의 최고종단 조계종의 어른 종정스님인 도림 법전(道林法傳) 선사의 수행과 깨달음의 자서전이 나왔다. 처음 책을 보자 마자 가슴이 뭉클했다. 무언가에 놀라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라는 것이 정확한지도 모르겠다. 마치 목소리에 힘을 넣어 쩌렁쩌렁한 소리로만 읽어야 하는 제목이다. 고함이라도 지르듯 말이다. 세상사람들 다 들을 수 있도록 그렇게.. 더보기
[책리뷰] 천 년의 침묵 는 말대신 이 영화와 책들을 권해보세요 '당신의 하늘에는 몇 개의 달이 떠 있습니까?' 책을 읽지 않고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문장이다. 책이 나올때부터 세간의 화제가 된 책을 이제야 읽었다. 모든 소설이 그러하듯이 - 분명 나에게는 그렇다 - 처음 도입부터 흡입되기까지 시간적 공백이 생긴다. 어찌보면 한 쪽눈을 반쯤뜨고 ‘그래, 이 저자는 나를 어떤식으로 몰입시키는지 한번 보자!’하는 심리인것 같다. 나는 부끄럽게도 ‘무라카미 하루키’를 처음 알았다.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하루키’를 알고 있는 듯 하다. 아련한 첫사랑의 이야기. ‘첫사랑’이라는 단어속에 누구나 빨려들어갈 것 같다. 스타일리쉬한 여자 암살자 아오마메의 이야기와 작가지망생인 학원의 수학선생님 덴고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면서 나온다. 각각.. 더보기
[책리뷰] 인간붓다 교회에서 아멘하는 부처님, 법당에서 아미타불 하는 하나님 내 어릴적에는 불교는 엄마와 할머니들의 종교였다. 익숙치 않은 음력으로 날을 세어가며 쌀이나 초를 사가지고 산에 있는 절에 오르던 어머니와 할머니. 다분히 기복적이던 신앙이었던 불교와 달리 기독교는 아이들의 종교였다. 크리스마스 날이면 마을 아이들과 우루루 떼지어 다니며 캐롤을 부르고 게임과 연극을 하던 것이 떠오른다. 중학교 다닐 때인가 보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온 집안이 시끌벅적 하던 날 나는 동네잔치구경하듯 사람이 많이 모이니 즐거워했다. 읍내에 심부름 나갔다가 친구를 만나서 교회에서 한참을 놀다가 들어와 혼난적도 있다. 아마도 그때가 크리스마스 이브여서 시끌벅적 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내게는 한동안 불교는 ‘미신’이었고, 기독교는 ‘맹.. 더보기
[책리뷰]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 법정스님에게 배우는 배려의 대화법 "그럴 수 있겠구나!" 어떤 사람이 내 가사 자락을 붙들고 내 발자취를 그림자처럼 따른다 할지라도, 만약 그가 욕망을 품고 조그마한 일에 화를 내며 그릇된 소견에 빠져 있다면, 그는 내게서 멀러 떨어져 있는 것이고 나 또한 그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왜냐하면 그는 법을 보지 못하고, 법을 보지 못하는 이는 나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어떤 사람이 내게서 천 리 밖에 떨어져 있을지라도, 만약 그가 욕망 때문에 격정을 품지 않고 화를 내는 일도 없으며 그릇된 소견에 빠져 있지 않고 도심道心이 견고해서 부지런히 정진하고 있다면, 그는 바로 내 곁에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고, 나 또한 그의 곁에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법을 보는 자이.. 더보기
[책리뷰] 마음을 쉬어라! ‘왜 사는가?’하는 물음을 스스로 해 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삶에 대한 본질적 물음이기도 하고, 지금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 화두같은 말이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날씨가 덥다. 여름이 더워야 제 맛이라고 하지만 지금의 도시열기는 정상적이지 않다. 휴가철이다. 휴가라고 어렵게 마련된 시간을 한가하게 하는 궁극의 의문에 자신의 삶을 반추하며 사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 하다. 그리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쉼’을 위한 휴가를 보내는 사람이 적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오히려 돈을 들여가며 평소때보다 더 격한 노동으로 휴가를 보낸다. 한가하게 책을 한 권 집어들었다. 가 그 책이다. 비스듬히 누워서 읽기 시작하다가 점점 정좌하며 읽는 내 모습을 어느 순간 발견했다. 기도라는 것이 종교.. 더보기
[책리뷰] 나 자신을 쓸모 있게 만드는 일 : 생명가치 모터사이클 필로소피 내가 이 책을 주목한 것은 제목에서 짐작해볼 수 있는 ‘오토바이의 철학’이 궁금해서도 아니고, 대학에서 정치철학 박사학위를 받고 높은 임금과 사회적 지위를 보장받는 워싱턴의 싱크탱크의 연구소장을 그만두고 오토바이 수리공이 되었다는 저자의 인생역정에 관심이 있어서도 아니다. 내가 이 책을 주목한 것은 표지에서 발견한 몇가지 단어 때문이다. ‘손으로 생각하기’, ‘손일의 매혹’, ‘사무실에 갇힌 당신의 공허한 삶’ 등의 말들이다.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성공의 삶’이라는 것은 적게 일하거나 편하게 일하고 보수는 많이 받는 직장을 다니는 일이다. 그래서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하면서도 육체노동은 천한 것이고, 정신노동을 하는 사무실에서 편하게 일하는 것을 폼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렇.. 더보기
[책리뷰] 핀란드 디자인 산책 핀란드디자인 사람들은 왜 유럽의 디자인에 열광할까? 그 가운데 특히 ‘핀란드 디자인’에 주목한다. 공공디자인, 에코디자인의 영역때문일까? 핀란드 특유의 냄새를 듬뿍담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어느 특정지역의 공공성을 함유한 디자인이 사람들로부터 주목받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디자인을 넘어 ‘문화’로 자리잡는다고 할 수 있다. ‘디자인 도시’, ‘디자인 거리’를 표방하고 있는 서울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전기줄을 없애고 매년 뒤집는 보도블럭도 디자인거리가 되면서 깔끔하게 바뀌었다. 언제 또 필요하면 뒤집어야 할텐데 어떻하나 하는 걱정과 함께 말이다. 겨울이 길고 추운 기후 조건, 유럽변방의 지리적인 악조건은 오히려 핀란드만의 고유문화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것은 결국 핀란.. 더보기
[책리뷰] 우리가 머무는 세상 1. 글을 읽고 쓰는 연습 사람들은 저마다 글을 읽고 쓰는 까닭이 있다. 사람들 각자가 갖고 있는 이유는 차치하고서라도 나의 여러 가지 이유 가운데 특징적인 것은 와 다. 워낙에 우리들의 학교공부가 그러하겠지만 열심히 공부한 결과가 상식에 해당되는 소소하지만 중요한 여러 가지 지식들을 직접 전달해주지 않는다. 시험에 나오지 않으면 배우지 않는 것이 우리들의 관행이었으니까. 핑계라면 핑계이겠지만 나를 돌아볼때 몰상식에 대한 평가와 진단을 그리 내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뒤늦게 지적욕구가 왕성하다. 인문학, 사회학, 지리학, 고전, 역사 등에 특히 많이 할애하여 책을 구하여 읽기도 하고, 또 그 구분과 경계가 모호할 정도로 다방면의 책을 읽기도 한다. 특정분야의 책만 골라서 읽는게 아니다. 어떤 책이든 나.. 더보기
[책리뷰] 불편한 진실을 담은 거꾸로 보는 고대사 거꾸로 보는 고대사 - 평소에 역사에 대한 관심이 있어 이 책 저 책 많이 기웃거린다. 그래서 역사를 잘 알아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우리 역사에 대해서는 고등학교 수준이고 세계사는 지명과 인명이 어려워 일찍 포기했던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세계사를 포함해서 역사에 대해서 관심이 두는 것은 몰라도 너무 모르기 때문일게다. 그렇다고 나이들었다고 읽기도 어렵고 이해도 난해한 책을 선택하기에는 쉽게 포기할 것 같아 쉬운책부터 고른다. 그래서 세계사에 대한 것은 시리즈를 먼저 본 적도 있다. 이원복교수가 만화로 그린 것인데 김영사에서 발간된 것이었다. 한 눈에 세계사 전체를 통으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오늘 소개하려는 책은 이다. 박노자 지음의 책이다. 나는 박노자에 대해서 .. 더보기
[책리뷰] 우리안의 가짜논리를 찾다 1. 세상의 헛소리를 간파한다? 베스트셀러 는 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까? 책의 내용이 세상에 없던 새로운 이야기로 뛰어나기 때문일까? 출판사의 영업전략이 훌륭하기 때문일까? 에는 정답이 없다. 결론이 아니라 과정이다. 우리가 ‘정의’라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의 기준이 ‘개인’의 입장인지, ‘다수’의 입장인지에 따라 그 정답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우리생활 곳곳에서도 만날 수 있는 접점들이다. 언젠가 법륜스님에게 ‘불교적 입장에서의 정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을때 한가지로 정해진 그 무엇의 답은 없다는 의미로 ‘없다’고 결론부터 말하면서 한 가지 예를 들었다. 어떤 사람이 물에 빠져서 살려달라고 할때 손은 닿지 않고 밧줄이 있어야 하는데 어느 빈집에 있는 밧줄을 가져와.. 더보기
[책리뷰] 아버지의 편지 잔소리 많은 아버지, 늙어서 외롭다 선비들의 정을 볼 수 있는 기대작 “인생이 얼마나 되겠느냐, 젊은 시절은 머물지 않는다.”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아버지의 육성을 편지로 읽다! 조선 최고의 명사들이 자식에게만 전했던 삶의 지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사들이 편지로 전한 자식교육의 노하우! 이황, 백광훈, 유성룡, 이식, 박세당, 안정복, 강세황, 박지원, 박제가, 김정희 - 학자, 관료, 문인이기 이전에 ‘아버지’였던 조선 선비들이 ‘아들’에게 쓴 편지! 책 표지에 쓰여있는 말들이다. 옛 아버지의 편지를 한 자리에 모아놓은 것이다. 모두 한 시대에 빛났던 쟁쟁한 학자요 문인이요 예술가들이다. 자식을 다잡아 향상시키려는 아버지의 쉴새없는 다그침에서 우리는 근엄한 선비 아닌 맨 얼굴의 아버지와 만난.. 더보기
[책리뷰] 할로 죽이고 방으로 살리고 상식적으로~ / 상식을 넘어~ 상식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있다. 특히 선불교에서 수행자들의 선문답은 상식을 뛰어넘는다. 앞뒤가 꽉 막혀 ‘도대체 무슨 말인가?’하는 것이 ‘화두’가 되어 깊은 공부의 길을 걷게 된다. 이러한 선불교 수행자들이 원칙없고 상식적으로 앞뒤 맞지 않는 행각들을 소개하는 책이 있다. 원철스님이 쓴 (2009, 도서출판 호미)이다. 부처님의 말씀을 담은 경전마저도 부정하는 듯한 도도한 자태에 웃음이라고는 도저히 비집고 들어갈 수 없을 것 같은 단단함과 비장함에 장난끼 섞인 만화가 곁들여있다. 덕산스님은 의 대가였는데 용담선사를 찾아가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다가 방문을 나섰다. 이미 바깥.. 더보기
[책리뷰] 옛사람의 글을 읽는 이유 옛사람의 글을 읽는 이유 이덕무의 이야기 는 스물한 살 난 조선의 선비 이덕무가 1761년에 쓴 (책만 보는 바보 이야기)이라는 짧은 자서전을 작가 안소영이 다시 옮겨서 풀어 썼다. 처음에 이라는 작가에 대해 잘 모르니, 선입견으로 판단하기에 ‘아주 젊은 여자작가’이겠거니, 그래서 풍부하지 않은 경험속에 상상의 글을 엮었나, 옛글을 풀어 쓸 만큼의 깊이는 못될텐데 하는 걱정을 했다. 나이는 칠 팔십대의 한학자 출신이 한문으로 쓰여진 고서를 한 자 한 자 분석하며 그때의 이야기를 곁들여가면서 써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또 그렇다고 연세드신 분들의 젊은 감각의 섬세함이 부족함을 탓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글을 읽으면서는 이덕무의 이야기에 빠져들기도 했지만, 작가 안소영에 대해 가졌던 선입견을.. 더보기
[책리뷰] 야생초편지 야생초 편지 1985년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 그 후 13년 2개월을 유학생 간첩이라는 누명을 쓰고 장기수로 복역했던 황대권 선생님은 지금 ‘풀이라는 것은 쓸모 없거나 뽑아버려야 할 잡초가 아니라 나름의 존재 가치를 가진 야생초’라고 항변하면서 우리들 곁으로 돌아왔다. 자유를 갈구하는 장기수들에게 쇠창살 너머 파란 하늘은 ‘감옥문학의 변함없는 주제’라는 것에 뜻을 같이 하지만 ‘야생초편지’가 ‘감옥문학’으로서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이미 아닐 것이다. 이미 베스트셀러가 되어 많이 읽혀지고 있는 책을 굳이 다시 소개한다는 것은 사족이 될까봐 두려운 마음도 있다. 생태공동체운동센터를 준비하면서부터 황대권 선생님을 옆에서 찬찬히 살펴보면서 느끼는 것이 참 많다. ‘야생초 편지’는 단순히 ‘풀에 대.. 더보기
[책리뷰] 오래된 마을 : 어린시절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다 오래된 추억너머 이제 막 봄을 저만치 보내고 손에 손수건을 쥐고 땀을 닦고 있다. 어린 시절을 두메산골에서 보낸 나에게는 이라는 말 속에는 아련히 그려지는 그림들이 몇 가지 있다. 방학이 시작되면 첫날 동그라미를 크게 그리고 방학동안 어떻게 지낼지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생활계획표를 먼저 그린다. 그리고는 계획표대로 지내 본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어김없이 그랬던 것 같다. 다만 기억에 남는 것은 방학내내 물가에서 지냈던 거다. 아침햇살이 뜨거울때면 발가벗고 물에 풍덩풍덩 들어가고 뜨겁게 달구어진 자갈돌 위에 몸을 이리 저리 굽기도 하고, 점심먹고는 한 숨자고 일어나 해떨어지기 전까지 또 물에서 풍덩풍덩하던거다.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다. 더 어렸을때는 형에게 덤비다가 맞아서는 강가에서 서럽게 울다가 엄마.. 더보기
[책리뷰] <기적의 사과>는 한편의 영화보는 듯한 책 는 한편의 영화보는 듯한 책 썩지않는 사과를 키우는 농장 어느날 화장실에 앉아 신문을 뒤적이다 발견한 책광고 에 시선이 머물렀다. 뭐 대단한 내용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냥 넘어가려다가 도대체 ‘기적’과 ‘사과’사이에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눈물나게 맛있는 사과,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온몸의 세포가 환호하는 사과, 심까지 먹어 버리게 되는, 썩지 않는 기적의 사과!-세계 최초로 썩지 않는 사과를 생산해 온 세상을 뒤흔든 감동 휴먼스토리!’ 아니 말도 안되는 내용으로 책광고를 하고 있다. 무슨 썩지 않는 사과가 다 있어? 그런데 정말 그런게 있어? 하는 궁금함과 더불어 무슨 콩트이야기모음집인가? 하는 생각도 살짝 하고 화장실을 나오면서 모두 잊었다. 어느날 누군가로부터 이 책을 전해받는 .. 더보기
[책리뷰] 글맛이 입안이 아린다 : 남한산성 김훈 장편소설 을 읽었다.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시간이 한가하고 여유로워 보인다는 부정적인 생각속에 살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읽은 이병주님의 과 조정래님의 이후 소설을 책을 들었던 분명한 기억은 없는것 같다. 아마 들었어도 끝까지 읽지 못했을 것 같다. 바쁘다는 핑계와 끝까지 읽지 않아도 나 스스로 용서받을 수 있다는 생각때문이었을거다. 내가 살아온 과거, 즉 역사가 궁금했다. 한국의 역사뿐만 아니라 고등학교시절 어려운 왕조의 이름을 외우기 힘들어 포기하다시피해서 기억하는 상식도 없는 세계사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고등학교 교실에서 배우는 역사말고 진짜 역사를 이해하고 싶었다. 흐름을 알고 싶었다. 그래서 역사에 관련된 책이라면 흥미를 조금 가지는 편이다. 아마도 을 잡게 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 더보기
[책리뷰] 성매매여성들의 자기고백, 그리고 가족 성매매여성들의 자기고백, 그리고 가족 오늘 비가 제법 내린다. 봄을 재촉하는 건지 잠깐 겨울추위를 눈속임하려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2월인데 꽃샘추위 한 번 살짝왔다가 이대로 봄을 맞이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과 더불어 이상기후현상으로 이러다가 봄이왔다하고, 날짜와는 무관하게 그렇게 여름이 훌쩍 앞당겨올까봐 살짝 걱정되기도 한다. 비가 내려 우중충한 날씨때문인지 오늘 읽은 책 때문인지 조금은 힘이 빠져나간 듯 나른하다. 최근에 출간된 두 권의 책을 오늘 잠깐 시간내어 단숨에 읽어버렸다. 어떤 내용이 어떤 기획으로 구성되었는지 살펴보려는 참이었는데 손을 놓을 수 없었다. 중간 중간에 빠져드는 듯한 나의 모습을 놓치기도 하면서 말이다. 성매매업소에서 성매매를 하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샨티출판의와.. 더보기
[책리뷰] 열세 살 살인자, 그보다 더 어린 희생자... 열세 살 살인자, 그보다 더 어린 희생자... 그리고 어느 여교사의 충격적인 고백!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간단하게 마음을 접기에는 다소 충격적인 범죄, 그리고 범죄자와 그를 둘러싼 연관된 사람들의 응징으로서의 복수. 이 모든 것이 너무나도 리얼하다. 그리고 응징을 위한 복수의 단면이 ‘이에는 이, 칼에는 칼’의 방식이 아니다.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고백』. 사고로 딸을 잃은 여교사가 학생들 앞에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한다. 비정상적이고 의아할 정도로 나직하고도 상냥한 어조다. 침착하다. 남의 이야기하듯 전하는 그 이야기는 점차 잔인한 진실로 이어지고, 걷잡을 수 없는 파문으로 치닫는다. 인간의 본성을 파헤치는 심리묘사와 속도감 있는 전개가 돋보이는 소설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나라면 어떻할까.. 더보기
[책리뷰] 기도와 수행 (이 글은 2010.12.15에 포스팅한 리뷰입니다.) 최근 불교관련 서적이거나 스님이 쓴 책이 많은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 등이 그것이다. 이외에도 많은 책들이 출간되었지만 일반적인 관심을 끌고있는 책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가운데 법정스님의 일대기를 다룬 는 지난 4월 출간이후 10만부를 넘어섰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마음이야기를 다룬 도 지난 9월 출간이후 10만부를 넘어선 대중적인 책이다. 그 가운데 와 는 작은 책이다. 작아서 눈을 끌지만 두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그럼 두 권의 책에 대해서 살며시 책장을 넘겨보자. 이 책의 저자 지허스님에 대해 남아있는 기록이 거의 없다. 출가연대와 입적시기가 모두 추정하고 있는 것 외에는 없다. 도 1960년대의 겨울안거.. 더보기
[책리뷰] 베르베르식의 글쓰기 <끝까지 이럴래?> [책리뷰] 베르베르식의 글쓰기 얼마전 이라는 소설을 읽었다. 이 작품은 제1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이다. 작가 최진영이라는 이름은 그래도 낯설다. 공감하고 나누고 싶은 그 알싸한 기분이 날아가버릴까봐 잡아두는 심정으로 리뷰라는 이름으로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에는 그 영향으로 ‘한겨레문학상 수상작가 작품집’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를 펼쳤다. 무슨 제목이 이래? 적어도 한겨레문학상 수상작가들의 작품들인데 제목에서 영 땡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잡은 것은 아마도 작가 최진영의 작품에 경사되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리라. 내가 소설에 대해서, 또는 다른 글이나 책에 대해서 논평같은 것을 하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도 않거니와 제대로 할 줄도 모르지만 한쪽 끄터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생각들을 정리.. 더보기
[책리뷰] 할망의 설사가 제주의 360개 오름을 만들고~ 할망의 설사가 제주의 360개 오름을 만들고~ 우리에게 신화란 무엇일까? 어렸을 때는 곰과 호랑이를 통한 단군신화를 진지하게 듣다가 머리가 굵어지면서는 ‘에잇, 거짓말 같은 이야기~’ 하면서 내던져버렸던 것이 신화이다. 그 다음에 자리한 것이 알듯 모를듯 하는 그리스신화다. 별자리에 대한 이야기만큼이나 알쏭달쏭한 이야기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신화가 있단다. 그것도 제주도의 창세여신이야기다. 역사나 선사시대 이전의 존재감이다. 설문대 할망 - 여신이다. 신화는 그 스케일이 남다르다. 비록 작은 땅 제주의 신화이기는 하지만, 그 활동영역은 제주의 작은 섬에 머무르지 않는다. 제주사람들의 상상속의 영역이다. 우주적 스케일이다. 오름은 할망의 똥구멍으로 만들었고, 할망이 오줌을 누었더니 바다가 되었다는 이야기.. 더보기
[책리뷰]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나에게 있어 역사속의 인물들은 과거의 박제된 인물이었다.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수염이 길고 풍류와는 어울려도 당최 농사꾼으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한 복색으로 각인되어 있는 초상화도 같은 것이었다. 중고등학교때 국사 교과서에서나 생각해 보았음직 한 인물들, 그것도 시험 때문에 억지로 그들의 업적에 대해서 외웠을뿐이다. 그런 역사속의 인물들이 내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를 읽고 역사속의 인물들이 더 친숙하게 되었다. 이덕무의 라는 자서전을 풀어쓴 글 속에는 이덕무를 비롯해서 박지원, 홍대용, 박제가 등의 눈에 띄는 인물들과 벗하여 놀던 모습들이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다. 그 후로 자세히 보니 정약용, 박지원 등의 인물에 대한 책이 여럿 있었다. 또 .. 더보기
[책리뷰] 그리움에게 안부를 묻지 마라 나는 박해선을 잘 모른다. 시인이자 방송 프로듀서라고 한다. 시를 잘 읽지 않아서이기도 하고, 방송을 접할 기회가 적기 때문일까? 표지가 참 곱다. 검붉은 바탕색이 애절하다 못해 시리다. 사진은 작고 별 내용없는 것 같은 흑백사진 하나 띠처럼 둘렀다. 눈에 띄지 않으려 숨고 있는 듯 하다. 그래도 그 있으나 마나 한 사진 때문에 표지가 살아 있다. 이문세, 김장훈, 이소라, 윤도현, 유희열, 성시경, 호란이 박해선의 시를 낭독한 CD가 책뒤에 붙어 있지만 관심없다. 박해선을 모를지라도 이 책을 읽고는 오직 박해선의 목소리로 듣고 싶을 뿐이다. 시인들의 시가 사람들이 마음을 움직이고 멈추게 한다.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를때가 더 많으니까. 그래서 시를 읽지 않는지도 모르겠다만. 하지만.. 더보기
[책리뷰] 신경숙과 노희경의 <엄마> 나는 오랜만에 눈물흘리면서 책을 읽었다. 노희경 원작소설 이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신경숙 를 다시 펼쳐 보았다. 최근 읽은 에서 아버지의 존재는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고 우리들 가슴속에 남아있는 아버지상(像)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장애를 가진 아들을 포기하지 않고 그 아들이 ‘달리고 싶다’는 한 마디에 평생을 달렸다. 비록 첫 시작은 ‘아들을 위해서’였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의 변화를 보았고, '세상사람‘들의 변화를 만났다. 그 외에도 와 은 연극, 영화 등으로 새롭게 다루었고, , 등의 연극과 영화도 우리들에게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재조명의 시도라고 생각된다. 그 가운데 와 을 통해 ‘엄마’를 다시 그리워해본다. 세 번 울었다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시작한 것이 아버지이야기로 흘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