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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가을 밤 빛에 물들다 조용한 일요일입니다. 가을이 오기 때문인가 봅니다.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에 가을인가 했는데 때아닌 폭염으로 가을이 왔건만 가을을 찾지 못했는데 오늘 밤하늘은 바람까지 냄새가 다릅니다. 하루종일 햇살이 부서지듯 사뿐히 내리더니 어둠이 가을 추수하듯 모두 걷어갔습니다. 도시의 불빛때문인지, 어둠이 모두 땅으로 내려앉은 까닭인지 밤하늘은 깜깜하지 않고, 파란색 그대로입니다. 아마도 낮에 부서진 햇살과 함께 있다가 어둠만 내려보내고 그대로 남아 있어서인가 봅니다. 바람이 찹니다. 내일이면 짧은 티셔츠로 버텨낼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더보기
가을낙엽과 이대통령의 호통 가을 / 최승자 세월만 가라, 가라 그랬죠 그런데 세월이 내게로 왔습니다 내 문간에 낙옆 한 잎 떨어뜨립디다 가을입디다 그리고 일진광풍처럼 몰아칩디다 오래 사모했던 그대 이름 오늘 내 문간에 기어이 휘몰아칩디다 가을이다, 가을이다 했는데 오늘 문득 새벽예불마치고 뒷뜰에 떨어진 낙엽들을 보며 실감했습니다. 최승자시인의 이라는 시가 문득 떠 오르더군요. 가을은 가을인데, 이상기온이라 갑자기 폭염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은근히 덥습니다. 한전은 이런 정황을 파악하지도 못한채 정전을 시키는 일을 내고 이대통령은 한전을 찾아 관계자들을 호통치는 것이 신문가득 지면을 차지했습니다. 조선일보 인터넷판에는 거의 가감없이 호통치는 내용을 그대로 옮겨 실었더군요. 이대통령이 국민들 대신 후련하게 호통치는 것 같아 시원하기도 .. 더보기
마당에 엎질러져 있는 가을 빛 이 사진은 추석날 아침에 찍은 사진입니다. 작은 책방의 모습과 색깔이 가을입니다. 가끔 시를 문자로 보내주시는 분이 있습니다. 오늘 가을을 보내주셨더라구요. 마당에 생금물처럼 엎질러져있는 초가을 햇빛 그 속에 가만히 누워 있으면 그대 사랑할 때처럼 혈관속이 훤하게 밝아오겠네 - 이외수-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어~ 봄이 남자의 계절 아니었던가?'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습니다. 길거리에 부서지는 햇살에도 마음을 쓰고 마지막 초록의 몸부림을 보면서도 함께 마음을 얹어 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는가 봅니다. 더보기
가을을 부르는 담쟁이 봄인가 여름인가 실낱같은 줄기를 뻗어 올리더니 공동체숙소 방충망을 덮었습니다. 한여름에는 바람이라도 막는 것 같아 걷어치울까 싶기도 했지만 파란 이파리들을 도심에서 볼 수 있다는 위안으로 그냥 두었던 겁니다. 이제는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붑니다. 조금 더 있으면 파란 이파리들은 붉은 색으로 바뀌고 다시 겨울이 되면 떨어지겠지요. 가고 옴이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며 그렇게 우리곁에 왔다가 가고 다시 오겠지요. 아침 발우공양을 마치고 방으로 들어왔을때 눈에 먼저 띄는게 담쟁이 이파리들입니다. 책을 읽으면 작가의 마음이 되어 글을 읽고, 옳고 그름을 떠나 그 마음에 충분히 공감해 보려고 합니다. 드라마를 보거나 영화를 봐도 배우들이 한 마디 한 마디 읊는 대사에 귀기울여 봅니다. 물론 현실세계에서는 배경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