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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동의 하루

가을낙엽과 이대통령의 호통



가을 / 최승자

세월만 가라, 가라 그랬죠
그런데 세월이 내게로 왔습니다
내 문간에 낙옆 한 잎 떨어뜨립디다
가을입디다

그리고 일진광풍처럼 몰아칩디다
오래 사모했던
그대 이름
오늘 내 문간에 기어이 휘몰아칩디다

가을이다, 가을이다 했는데 오늘 문득 새벽예불마치고 뒷뜰에 떨어진 낙엽들을 보며 실감했습니다.
최승자시인의 <가을>이라는 시가 문득 떠 오르더군요.
가을은 가을인데, 이상기온이라 갑자기 폭염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은근히 덥습니다.
한전은 이런 정황을 파악하지도 못한채 정전을 시키는 일을 내고
이대통령은 한전을 찾아 관계자들을 호통치는 것이 신문가득 지면을 차지했습니다.
조선일보 인터넷판에는 거의 가감없이 호통치는 내용을 그대로 옮겨 실었더군요.
이대통령이 국민들 대신 후련하게 호통치는 것 같아 시원하기도 하면서도
글로 옮기다보니 그런것인지 실제인지는 모를 일이지만
반말 비슷하게 호통치는 것은 좀 그렇습디다.
호통치는 내용은, 그동안의 관례대로 하던 일이더라도 상황을 살펴야 하고
명령을 내리더라도 무조건 시키는대로 할 일이 아니라 아닌 것은 아닌것이라 한 번쯤 반론을 제기했어야 하는데
여기 누구하나 그런 반론제기한 사람있었느냐는 것입니다.
참으로 옳은 말씀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4대강에 대해서도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관계공무원이 한 명도 없었을까 하는 것입니다.
한 명도 없었다면 정말로 이 나라의 공무원의 태도는 이대통령의 지적대로 문제가 많습니다.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그것을 무시한 이대통령이 문제가 많은 것이구요.

국민앞에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다는 이대통령의 마음을 알 것 같습니다.
4대강에 대해서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관계공무원이 줄줄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가을아침, 떨어진 낙엽을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