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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소금은 아버지의 자유를 향한 몸부림 소금 박범신 장편소설 / 한겨레출판 여름이 오고 있다. 불볕더위가 예상된다고 일기예보는 여러번 강조하지만 귓등으로 흘린다. 며칠 전 비가 온 뒤 잠깐 더웠다가 내내 흐리다. 저녁으로는 춥다. 하나 둘 퇴근들 해서 모여든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각자 시간이 되면 돌아온다. 집으로, 가족들이다. 뚜렷한 목적으로 가지고 모여서 가족을 이룬 것은 아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각자의 역할을 맡게 되고, 톱니바퀴마냥 크고 작은 역할로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매일의 일상이 똑 같다. 아침에 겨우 눈을 뜨고, 부랴부랴 출근준비해서 나갔다가 저녁되면 돌아온다. 휴일이거나 주말이 되면 간혹 그 질서가 달라지거나 무너지기도 한다. 또 어떤 모임이 있어 들어오는 시간이 조금 달라질 뿐, 큰 틀에서 바뀌지 않는 그 무엇이 있다. .. 더보기
[책리뷰] 덕혜옹주 오랜만에 종로에 나갔을 때 버스정류장에 온통 도배하다시피 한 ‘조선 최후의 황녀’라는 포스터를 봤다. 무슨 공연안내 포스터인가 하다가 책이 곧 나온다는 소식을 알리는 광고포스터였다. 며칠 후 신문광고에 실리자마자 책을 구입했다. 왜 우리들은 조선의 마지막 황족들을 지켜내지 못했을까? 고종의 딸로 태어나 귀품 있고 당당하게 자란 조선 최후의 황녀. 자신을 그토록 아끼고 사랑하던 고종의 죽음에 원한과 슬픔을 품었다. 학교를 다녀오는 길에 일본순사에게 끌려가며 매질당하는 을 처음 만났을때 그 당당함은 조선황실의 자존심이었다. “그 아이에게서 칼을 거두라. 백주대낮에 칼을 빼들다니 무엄한지고!” 당당하고 근엄한 표정으로 마주보았다. 치켜들었던 팔을 칼처럼 겨누었다. 순사의 얼굴이 벌레 씹은것처럼 일그러졌다. 그.. 더보기
[책리뷰] 열세 살 살인자, 그보다 더 어린 희생자... 열세 살 살인자, 그보다 더 어린 희생자... 그리고 어느 여교사의 충격적인 고백!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간단하게 마음을 접기에는 다소 충격적인 범죄, 그리고 범죄자와 그를 둘러싼 연관된 사람들의 응징으로서의 복수. 이 모든 것이 너무나도 리얼하다. 그리고 응징을 위한 복수의 단면이 ‘이에는 이, 칼에는 칼’의 방식이 아니다.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고백』. 사고로 딸을 잃은 여교사가 학생들 앞에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한다. 비정상적이고 의아할 정도로 나직하고도 상냥한 어조다. 침착하다. 남의 이야기하듯 전하는 그 이야기는 점차 잔인한 진실로 이어지고, 걷잡을 수 없는 파문으로 치닫는다. 인간의 본성을 파헤치는 심리묘사와 속도감 있는 전개가 돋보이는 소설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나라면 어떻할까.. 더보기
[책리뷰] 신경숙과 노희경의 <엄마> 나는 오랜만에 눈물흘리면서 책을 읽었다. 노희경 원작소설 이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신경숙 를 다시 펼쳐 보았다. 최근 읽은 에서 아버지의 존재는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고 우리들 가슴속에 남아있는 아버지상(像)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장애를 가진 아들을 포기하지 않고 그 아들이 ‘달리고 싶다’는 한 마디에 평생을 달렸다. 비록 첫 시작은 ‘아들을 위해서’였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의 변화를 보았고, '세상사람‘들의 변화를 만났다. 그 외에도 와 은 연극, 영화 등으로 새롭게 다루었고, , 등의 연극과 영화도 우리들에게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재조명의 시도라고 생각된다. 그 가운데 와 을 통해 ‘엄마’를 다시 그리워해본다. 세 번 울었다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시작한 것이 아버지이야기로 흘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