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일상의 에피소드를 통해 도자기를 만들었던 당시를 회고하고 그 문양에 얽힌 사연을 연상해보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게 사실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문제되지 않는다. 도자기에 대한 과도한 역사적 사실을 강요하지 않는 것이 담백하다.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모습들, 또 작가 나름의 상상을 더해서 도자기와 도자기 표면에 새겨진 문양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과거의 도자기, 역사속의 도자기가 오늘 우리들의 삶 속에서 재해석되고 있다. 무엇보다 박물관의 박제된 듯한 느낌의 전시된 도자기에 대한 무관심에서 조선시대, 고려시대 등 당대의 삶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특징적이다.
<도자기 - 마음을 담은 그릇>을 통해 많은 상상을 하게 된다. 과거의 역사가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주는 영향을 생각해보게 된다. 과거 왕조의 변화에 따른 격변기에 겪게 되는 시대상황을 통해 현대사회의 제반 모순과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교훈삼을 수 있을 것이다.
또 붓다의 가르침을 담은 불교의 경전도, 공자와 예수의 가르침도 마찬가지다. 과거의 가르침으로만 남겨둔다면 우리에게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지금 내가 안고 있는 괴로움을 해결하는 지침으로 안내할 수 있어야 한다. 문자풀이에만 국한해서는 안되고 현대사회의 모순과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 상큼한 책 한권을 만난 기쁨이 크다. 다음에 박물관에 가면 과거와의 대화를 시도해봐야겠다.
인상적인 도자기들과의 만남
근심의 종류야 예나 지금이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을 해소하는 마음가짐은 어땠을까 하는 궁금함이 살짝 생긴다. 저런 미학과 여유라면 근심을 잊어버리는 지혜또한 남다를 것 같다는 기대에서 말이다. 요즘 사람들처럼 허둥지둥 대는 모습은 덜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 청화백자 '망우대'가 쓰인 국화 곤충무늬 잔받침 / 조선 15세기, 보물 1056호,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작가는 이 대목에서 까실까실한 여름이불을 목에 두르는 장면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백자를 만든 도공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백자의 모양을 만들고 난 후 그 위에 올려야 할 그림들에 대해서 고민하는 장면, 그리고 목도리를 둘른 듯한 그림을 그리고서는 어떤 표정이었을까를 떠올려본다.
백자 철화 끈무의 병 / 조선 15세기중,후반~16세기, 보물 1060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하는 학부생이며, 우리 것을 사랑하고 그에 대한 애정을 만화로 풀어내는 것에 관심을 두고 꾸준히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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