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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다

[책리뷰] 핀란드 디자인 산책





핀란드디자인

사람들은 왜 유럽의 디자인에 열광할까? 그 가운데 특히 ‘핀란드 디자인’에 주목한다. 공공디자인, 에코디자인의 영역때문일까? 핀란드 특유의 냄새를 듬뿍담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어느 특정지역의 공공성을 함유한 디자인이 사람들로부터 주목받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디자인을 넘어 ‘문화’로 자리잡는다고 할 수 있다.

‘디자인 도시’, ‘디자인 거리’를 표방하고 있는 서울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전기줄을 없애고 매년 뒤집는 보도블럭도 디자인거리가 되면서 깔끔하게 바뀌었다. 언제 또 필요하면 뒤집어야 할텐데 어떻하나 하는 걱정과 함께 말이다.

겨울이 길고 추운 기후 조건, 유럽변방의 지리적인 악조건은 오히려 핀란드만의 고유문화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것은 결국 핀란드 디자인의 힘으로 연결되는 것 같다. 보다 편리하고 기능적이고, 아름답고 질리지 않은 실용성을 담은 디자인이라는 그들의 고유문화 말이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핀란드는 일상이 디자인이다]에서는 사용자를 배려한 일상 속 디자인을 소개하고 있다. 커피 잔과 의자, 테이블, 물 컵 등에는 디자이너의 생각과 사용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드러나 있다. 책 전체의 제목처럼 문열과 나가면 만날 수 있는 생활속의 디자인을 소개하고 있어 핀란드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함께 살짝 엿볼 수 있어 디자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2부 [핀란드 공공디자인의 의미]에서는 핀란드의 공공디자인을 기본으로 소개하고 있다. 디자인 철학이 담긴 공간과 시설을 소개함으로 생활철학을 함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공공디자인에 공간의 배치와 사람의 관계를 엿볼 수 있다.

3부 [핀란드 사람, 그리고 디자인 철학]에서는 핀란드 사람들의 생활문화를 만날 수 있다. 핀란드 하면 먼저 떠 오르는 것이 ‘사우나’일것이다. 그들이 사우나 없이 살수 없는 이유에 대해 알게됨으로 인구수만큼의 사우나 수가 있는 것이 이해가 된다.


《핀란드 디자인 산책》은 작가의 의도에 따라 표지부터 내지 디자인까지 일관된 컨셉으로 디자인되었다고 한다. 차갑고 긴 겨울의 이미지마냥 흑백의 표지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서체와 레이아웃의 북디자인이 핀란드의 느낌을 그대로 전해주고 있다. 글만 있는 것도 아니고 사진만 있는 것도 아니다. 그 적절한 조화가 책을 읽고 보는 즐거움을 함께 가져다 줄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한국의 디자인철학은 무엇일까? 우리들의 시민의식속에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어느정도 위치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디자인 한국, 특히 최근에는 디자인서울을 이야기하면서 도시를 깔끔하게 정돈하는 것은 있는데 디자인은 없고, 디자인이 있더라도 디자인 철학이 없는것 같아 아쉬움이 있다.

핀란드의 생활문화가 되어버린 그들의 디자인과 디자인철학은 도시행정뿐만 아니라 우리들 개인삶 속에서도 함께 준비하고 연습되어야 할 것이다. <백야보다 매혹적인 스칸디나비아반도의 겨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윈터홀릭》을 읽으면 춥고 긴 겨울여정속에 혼자 외롭게 서 있는 기분이라면 이 책은 핀란드인의 생활속으로 들어온 디자인을 함께 만나는 것 같아 외롭지 않다. 핀란드 - 이 책 한 권으로 먼저 만나보길 권한다.



안애경
Amie Ann / 아트디렉터
외국 친구들에게 Amie Ann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그녀는 현재 핀란드에 살고 있다. 안애경은 아티스트, 디자이너, 큐레이터 그리고 아트디렉터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아직은 낯선 한국과 핀란드 간의 문화 교류를 위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녀는 창의적인 자신의 세계와 정신적인 자유로움을 만끽하면서 한국과 핀란드에서 예술과 디자인, 어린이 예술교육 관련 프로젝트 등을 이어가고 있다.
그 동안 핀란드 국립 박물관, 핀란드 공예 박물관, 디자인 뮤지엄, 헬싱키 아트센터 등 여러 기관과 협력하며 초대 큐레이터로 활동해 왔다. 그녀는 지위나 계급을 나타내는 수식어에 민감한 주변의 관심보다는 직접 경험하고 실천하는 단순 명료한 일에 대한 원칙을 고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