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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다

언제나 바람은 불고 비는 내린다 언제나 바람은 불고 비는 내린다 아침부터 흐리더니 낮에는 엄청난 비가 내린다. 마치 시끄러운 공장에 들어선 것 마냥 전화기 소리도 잘 안들려 고함지른다. 잠시 멈추나 싶다가 다시 퍼붓는다. 장마가 시작이란다. 어제는 고모네가 농사지은 감자, 양파, 마늘을 받아왔다. 감자는 알이 굵어지려면 더 두어야 할 것 같은데 장마오기전에 캐야 한단다. 장마가 오면 감자가 썪는다고. 억수같은 비를 보면서는 감자를 어제 받아와서 다행이다 싶다. 매년 여름을 맞이하지만 매번 다르다. 불볕더위와 열대야, 장마와 홍수가 여름을 대표하는 키워드인 것은 분명하다. 어떤 해는 불볕더위와 열대야로 고생하고, 어떤 해는 긴 장마와 홍수, 쓰나미 등으로 피해를 본다. 거기에 온갖 벌레들과 질병으로 몸살을 앓기도 한다. 사람사는 세상이 .. 더보기
집착 - 알아차림과 놓아버림 긴 여행의 길을 떠난다. 이것 저것 챙겨야 할 것도 많지만, 정작 짐 챙기는 것은 뒷전이고, 남겨 둘 다른 일들에 신경이 쓰인다. 원래 계획된 일정이라서 미리 마음의 준비들을 하고 있었건만 떠날 날이 다가오니 괜히 남겨진 일들과 사람들이 신경쓰인다. 문단속은 잘하고, 어떤 어떤 일들은 매일 체크하고, 실수하면 안되고.... 남부터미널 옆에 벽을 오르는 담장이와 비를 맞은 나무들은 제대로 색을 뿜어내고 있다. 벽에 달라붙은 담장이의 잎들을 저 굳건한 벽은 어떤 마음일까. 날이 서늘해질 때면 한 여름내내 착 달라붙어 있던 담쟁이에 대한 집착하는 마음으로 이별을 못내 아쉬워할까, 집착하는 마음없이 둥글고 넓은 마음으로 다시 만날 날을 알기에 쉽게 '내려놓기'를 할까... 이 모든게 인간이 지어낸 자기 굴레에 .. 더보기
영월 : 역사와 자연이 숨쉬는 땅 김소영 일곱번째 편지 보낸다. 어떤 사람은 살갑게 '소영아~'라고 부르며 편지를 시작하지 않는다고 타박하기도 한다. 무슨 어릴적 초등학교 시절에 이성의 친구들을 부를 때 성을 붙여서 '야~ 김소영!'하듯이 부른다고 말이야. 어쨌든 결혼해서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는 네가 친구라고 아직 장가가지 않는 것 걱정하며 '장가갈 걱정이나 하라'는 네 말이 더 애틋하다. 그래서 장가가기 전까지 '누나'가 되어준다면서 '왜 남자들은 하나같이 '오빠'소리 듣기를 원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에 나도 동의한다. 왜 남자들은 그럴까? 나는 여동생이 없어서 '오빠'소리 듣는게 더 어색해. 그렇게 '누나'로 있어줘도 돼. 왜나면 '누나'는 동생을 위해 많은 것을 양보하고 신경써 줘야 할 것이 많을테니까 말이다. 영월 : 역사와 자연.. 더보기
강원도의 맛 : 논골식당의 손맛 김소영 여섯 번째 편지 퇴직후에는 카페를 열고, 사진을 열심히 찍으러 다닐 계획을 하고 있는 네 모습이 좋더라. 엄마의 음식솜씨와 아빠의 미각을 그대로 전수받았다며 사찰음식도 배우겠노라고 다짐하는 것도 좋았어. 네 음식솜씨를 언제 볼 수 있을까마는 오늘은 강원도에서 먹었던 음식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10년뒤의 네 모습이 이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면서 말이다. 논골식당 서울에서 출발하여 경부고속도로 > 영동고속도로 > 중앙고속도로 > 제천IC > 영월 > 태백 > 삼척으로 들어가서 우리는 바람계곡에서 그렇게 휴식의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어두워질때까지 계곡에서 바람의 소리를 듣다가 우리가 묵을 곳으로 돌아왔다. 우리가 묵을 곳은 논골식당~ '논골'이라고 하면 한자어 지명으로는 '답곡'정도가 될려나? .. 더보기
편지(4) 강원도 삼척 : 바람의 계곡 김소영 네번 째 편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옛날이야기를 할 때에는 아득하더만. 온전한 내 삶의 영역마저도 희미해지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 즈음 어딘가에 너와 한번 쯤 만날 수 있었던 시간과 공간은 차라리 가슴이 시리다. 순간 순간의 시간들이 모여 내 삶을 이루었건만 기억의 저편에 사라져버린 영상들은 나의 것이면서도 내 것이 아닌게 되어 버린것 같아 더욱 그렇다. 넌 그때나 지금이나 수더분한 원단아줌마의 목소리는 그대로인지라 어색함은 없더라. 그게 원단아줌마의 수더분함인지 그때의 꿈많고 소극적인 아가씨의 목소리 그대로인지는 잘 모르지만 말이다. 시간 틈틈히 네가 보내는 메시지는 시간과 공간의 넓은 공백들을 채우고 이어주는 여유가 되고 텍스트가 되어 흘러다니는 것같다. 언젠가 내가 아는 젊은 교수님이 학생들.. 더보기
편지(3) 강원도 너와집, 풍류를 안다 김소영, 세번 째 편지 네 이름자라도 앞에 떡하니 적어두어야 네게 보내는 편지라는 것을 알 수 있을것 같아 붙인다. 오늘 네게서 받은 긴 답글을 보고 세번째 편지를 쓴다. 삼척 다녀온 이야기를 이어서 쓸께. 나중에라도 애들 데리고 한 번 다녀와봐. 아버지 생신은 잘 차려드렸니? 나는 보는 것을 모두 좋아하는 편이야. 고등학교땐가 만화를 처음보고는 엄청 재밌게 빠져들었던 기억이 나. 거의 하루종일 배깔고 만화봤던 기억도 있으니까. 엄청 많은 양을 본 것은 아니고 고작 몇권을 읽는데 말이야. 만화의 표정과 대사를 읽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 배경을 표현하는 기법이며, 색을 터치할때 작가의 마음은 어땠을까? 하는 것 까지 생각하면서 읽으니 몇 권 읽지도 않는데 그만큼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구. 예술의 전당이 가까.. 더보기
편지(1) 김소영 알고 지낸 지 30년 가까이 되어가지만 어린 시절 이후로는 거의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이 많다. 일상이 바쁘다는 이유로 만나지 못하는 것은 핑계에 가깝겠지? 엊그제 대학친구의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부랴 부랴 부산을 다녀왔지. 그때 후배들도 몇 와 있었지. 그때 그 후배녀석이 하는 말이 생각나. '형은 대학다닐때 수염이 많아서 산적 같았는데, 엠티 갔을때 면도기를 두개로 밀고는 더 이상 안되어서 버린 것을 내가 면도했는데 잘만 되더만. 아직도 그래요?' 한다. 나는 기억도 없는 사실인데.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의 경험과 추억속에서 기억하고 살아가는 것 같다. 누가 그의 마음을 이해하고 기억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없이 말이야. 나는 또 나의 일상의 삶의 테두리안에서 내 삶을 쪼개서 지내고 있어. 그러면서 생.. 더보기
봄 산책길에서 건져올린 생각들 봄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봄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벗꽃핀 경주는 지난 주에는 발디딜 틈이 없었다고 합니다. 공동체 식구들과 조용히 경주인근의 마을과 계곡, 산과 마을의 길을 따라 24km를 걷고 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랜만에 자연속에서 그 공기를 들이쉬며 시끌했지만 걷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색의 시간으로 바뀌었습니다. 해마다 봄은 찾아왔지만 그 봄을 제대로 만났는지는 모를 일입니다. 내 안에 꿈틀대는 생태적 감수성을 다시 발견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꽃을 보고 기뻐하고 감탄하기는 누구에게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 꽃이 주는 가르침을 얼마만큼 받는가 하는 것은 또 사람들마다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길을 걷고 또 걸으면서 보이는 것에 집중하고 들리는 것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길.. 더보기
봄길산책(15) 사람의 봄 차에서 내려 속도를 늦추고 고개를 숙이고 몸을 낮추면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꽃입니다. 수행자의 기풍이 살아있는 봄맞이 꽃입니다. 마을길에는 사람의 냄새가 많이 납니다. 제 먹을 것이 있어도 베풀지 않고 배가 불러도 따로 저장하는 인간의 탐욕도 있고, 자기는 배를 곯아도 이웃과 나눠먹는 인간의 자비로움도 느껴집니다. 이런게 버무려져 사람사는 세상이라 하겠지요. 이만큼 떠옮겨 사무실에 두고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욕심의 정점이라고 자각하지 못하고 두고두고 곁에서 보고싶은 애정의 표현이라 얼버무리려 합니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봄길산책(14) 봄의 들판 다시 마을길로 내려왔습니다. 산의 봄은 물오른 나무와 야생의 꽃들이 알려준다면 마을의 봄은 들판의 곡식과 논두렁에 핀 작은 야생화가 일러줍니다. 지금은 시골이나 도시나 집모양도 비슷합니다. 시골전통의 가옥이 유지되는 것이 전통을 살리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이라 하면 농촌의 사람들이 대번에 항의하듯 따지겠지요? 누구를 위한 전통가옥이냐고 하면서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편리와 멋이 함께 어울려 디자인된 전통의 마을 집과 어슬프게 시멘트로 지어진 도시집을 흉내내는 것은 그 가치의 차이가 큽니다. 우리나라는 쌀과 보리를 이모작했는데 여러가지로 보리는 많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경주의 찰보리빵이 지역특산물로 인기를 얻자 경주 인근에는 보리가 많이 심어져 있습니다. 이맘때는 키가 부쩍 커야 하는데 아직 키가 작습니.. 더보기
봄길산책(13) 봄길 사색 봄의 길은 사색의 시간을 갖게합니다. 비단 봄의 길만 그러하겠냐마는 생명이 움트는 기운 탓에 길위를 걷는 우리들도 그 기운을 받습니다. 아직 겨울 낙엽이 바람에 날리다 산길 모퉁이에 널려있습니다. 그 낙엽들을 살짝 밀어올리며 세상과 마주하는 푸른 생명을 만납니다. 마치 어미닭이 품었던 알에서 병아리가 껍질을 깨고 고개를 내밀며 안간힘 쓰듯 합니다. 길에서 생명을 만나고 그 생명의 말없는 에너지는 우리를 깊은 사색에 빠지게 합니다. 지금 나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것이지요. 아마 차를 타고 달렸다면 느끼지 못하고 볼 수 없는 시간입니다. 임도에 찾아온 봄길을 터벅터벅 걸으며 지나온 시간,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설계도 해보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는 지금의 시간에 집중할 수 있어 좋습니다. 봄길 사색 iPhone.. 더보기
봄길산책(12) 공존의 봄 봄이 오는 자리에는 겨울과 함께 있습니다. 서로 싸우지 않습니다. 겨울은 겨울대로 자기자리를 고집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자리를 기꺼이 내주는 겨울도 고맙고, 푸른 새싹으로 먼저 인사하며 찾아오는 봄도 고맙습니다. 어찌보면 자연에 대해 오만한 사람만이 그리 느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본래 둘이 아니라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말라버린 갈대숲과 물오른 나무의 새잎들은 겨울이고 봄입니다. 그들은 하나입니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봄길산책(11) 봄맞이 꽃 봄길을 걷다보면 야생화를 많이 만납니다. 하얀 꽃잎의 순수를 마주하는 느낌입니다. 봄맞이꽃이라 합니다. 바위 옆의 습기없는 척박한 땅에 가만히 미소지으며 사람들을 맞이합니다. 봄을 맞이하는 마음이겠지요. 봄맞이꽃은 손을 앞으로 모으고 고개는 살짝 떨군 갓 출가한 수행자의 모습입니다. 맑은 기운이 그대로 전달됩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맑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되기를 서원해봅니다. 봄맞이 꽃의 겸손도 배워야겠습니다. 수행자의 계율에도 꽃으로 치장하지 말리는 계율과 높은 침상에 앉지 말라는 계율이 있습니다. 꽃이면서 화려하지 않아 치장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맑고 예쁘면서도 알아달라고 아우성하지 않아 높은 침상에 앉아 군림하려는 모습도 없습니다. 그대로 수행자를 닮은 듯 합니다. iPhone 에서 작성.. 더보기
봄길산책(10) 봄의 세월 나이가 들어 간다는 것은 삶의 지혜를 쌓이간다는 말일 것입니다. 책을 읽어도 젊은 작가가 전하는 지식과 나이가 푹 익은 나이 많은 작가의 경험은 그 폭과 깊이가 확연히 다릅니다. 나는 이것을 두고 연륜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런 연륜을 쌓아 늙어가는게 소박한 꿈이기도 합니다. 나이들어 자연속에서 마음껏 웃어보는 것도 오랜만입니다. 세상사에 찌들어 속도와 경쟁속에서 소리내어 웃는 것도 미안할 때가 있습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세월을 알게하고 봄은 나이들어 가는 우리를 동심으로 이끌어줍니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봄길산책(9) 봄의 가메들 울산과 경주의 경계든처의 가메들 계곡을 지납니다. 곳곳에 핀 작은 야생화도 야생화지만 시리도록 맑은 물이 딴세상입니다. 깊은 계곡에서 으례 만나는 맑은 물과는 느낌이 다릅니다. 걷기 시작한지 거의 한시간 남짓, 마을에서는 제법 떨어진 깊은 곳인데 옛날에는 이곳까지 나무하러 왔다고 합니다. 문득 조선후기의 박지원이 자신의 호로 삼았던 연암협곡이 이러했을까하고 망상에 잠겨봅니다. 걷는 발걸음이 무거워지기 시작하지만 오지 않으면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을 것을 생각하니 아찔할 뿐입니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봄길산책(8) 봄날 계곡 이제 평지길은 끝나고 계곡따라 산길입니다. 발길아래 채이는 돌 살피느라 고개 숙이니 작은 야생화가 지천으로 덮여 있습니다. 참 예쁘다싶어 꽃이름이 뭔지 열심히 묻지만 아는이 별로 없습니다. 새삼 깨닫습니다. 굳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그 꽃은 그 자리에 있어왔고 예쁘게 피었습니다. 이름을 알려고 애쓰기보다 그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데 집중해야겠습니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봄길산책(7) 봄날오후 어떤 무덤가에는 개나리가 아직 남아있고 또 어떤 무덤옆에는 진달래가 소담히 피어있습니다. 햇살 받으며 봄꽃을 만끽하는 맛도 크겠지만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속담이 생각납니다. 개똥밭에 굴러도 나은 이승은 어떻게 만들어야하나 걱정입니다. 봄꽃에게 물어봐야겠습니다. 봄날오후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봄길산책(6) 봄의 공간 굽은 산길 돌고 돌아도 산호수는 깊숙히 들어와 있습니다. 물곁을 따라 산길을 걸으며 다른 세상을 만납니다. 일부러 시간내지 않으면 봄이 왔어도 봄을 알지 못하고 자연이 주는 가르침을 외면하지 않는다 해도 받지를 못합니다. 중생의 삶이 따로 없습니다. 호수 반을 돌았지만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봄의 공간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봄길산책(5) 봄의 평화 물은 바람에 출렁이며 고요를 일러준다. 바람에 봄빛을 담는 산정호수는 넓은 물을 조용히 이리 저리 보내고 있다. 갇혀 있으되 자유롭고 출렁이되 고요하다. 봄색깔이 저렇다. 봄의 평화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봄길산책(4) 봄의 마음 봄이 오면 꽃피는게 당연하다 싶었는데 가만히보니 대부분의 봄꽃이 고목같은 덩걸에 꽃부터 피고 그 꽃떨어지면서 잎이 돋아납니다. 그걸 이제 알았냐 타박해도 할말이 없습니다. 속살이나 드러내듯 부끄러운 꽃잎으로 봄소식 전하고는 바람과 함께 떨어지며 잎을 부릅니다. 봄의 마음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봄길산책(3) 봄의 정열 산속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나무에 물오르는게 확 느껴집니다. 땅밑으로 물흐르는 소리도 들립니다. 멀리, 또 가까이 점들을 가득 찍어놓은 마냥 온갖 꽃들이 산을 물들이는 것은 경이로움 그 자체입니다. 신비롭다는 말 밖에 따로 없습니다. 왜 여태 이 풍광을 못보고 살았을까 싶습니다. 게으름 탓이겠지요. 봄의 정열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봄길산책(2) 봄천지 갈아엎은 논흙에도 생명은 돋아납니다. 흙덩이만 있는 줄 알았는데 그 안에 생명을 품고 있었던겁니다. 논두렁에는 쑥이 지천입니다. 얼마전 쑥이 올랐나 싶었는데 허옇게 덮인게 외손자 갓 얻어 할아버지된 촌로의 덤성자란 수염같습니다. 푸근합니다. 봄천지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봄길산책(1) 봄의 기적 벗꽃이 눈꽃처럼 날립니다. 개울위에 하얗게 봄소식전하고 있습니다. 겨우내 말라버린 갈대숲 사이로 파릇 파릇 순이 오르고 있습니다. 봄의 길을 걷는 것은 기적을 만나는 일입니다. 봄의기적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아버지의 나이 내가 아버지의 나이를 처음 인식한 그때의 나이가 되었다. 밤길 고속도로 흔들리는 불빛 마냥 아버지도 그리 흔들렸을까. 여섯남매 막둥이까지 입학시키고 흐뭇해하던 그 표정에는 흔들림이라곤 없었다. 저 불빛마냥 흔들리는건 내 마음뿐.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구불구불한 길이 주는 미학 길이 구불구불합니다. 느릿느릿 갈 수밖에요. 쉬엄쉬엄 가야겠지요. 굽은 길 느리다고 시골 길도 모두 펴고 있지만 정작 볼거리는 못 보고 다닙니다. 혹시나 만나는 감시카메라를 피해서 잠시 속도를 줄일 뿐입니다. 곧게 뻗은 길이 빠르다고 좋아합니다. 여행길에 올라서 이것 저것 보면서 여기 저기 들여다보면서 가야할 길에 볼 것은 못보고 가게 됩니다. 가끔 보이는 시골 마을풍경도 굉음의 자동차소리를 차단하느라 가림막이 세워져 있어 또 못봅니다. 단양에 구인사 넘어가는 즈음의 길입니다. 구불구불 쉬엄쉬엄 느릿느릿 더보기
[음식] 복어와 복국 정치인들이 저녁식사 모임을 가지고 헤어졌는데 몇시간이 지난 후 한 명이 차 안에서 갑자기 복통을 일으키다가 죽는다. 함께 식사를 한 사람은 자신의 차에서 회심의 미소를 띄운다. 복어집에서 미리 요리사를 매수해 복어독을 이용하여 정적을 제거한 것이다. 실제상황이 아니라 만화내용의 일부분이다. 그 후로 복어국을 먹을때면 복어독을 잘 제거했는지 의심을 가지면서 먹는때가 있다. 복어는 자주 먹는 음식이 아니다. 비싼것이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지만 나이든 사람들의 이유있는 회동에서 먹는 음식이라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간혹 복어를 먹을때면 돌솥같은 뚝배기에 맑게 해서 먹는 복지리를 즐겨먹는다. 뜨거운 국물을 한입 떠 넣으면서 ‘어~ 시원하다’라고 할때면 나도 나이들어가고 있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듯 하.. 더보기
통영 오미사꿀빵 통영 오미사꿀빵 : 지역을 대표하다~ 경주에는 경주를 대표하는 황남빵이 있다. 를 운운하며 경주빵, 황남빵 등의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으레 경주를 다녀올때면 황남빵을 먹는다. 단순히 먹고싶어서라기보다 황남빵을 먹어야 경주 땅을 밟은것 같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 후 새롭게 개발된 찰보리빵도 곳곳에 매장을 열고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다. 통영을 다녀왔다. 통영에도 통영을 대표하는 캐릭터는 많이 있다. 이순신과 거북선이 그렇고, 충무할매김밥이 그것이다. 이순신과 거북선은 임진왜란과 난중일기로 잘 알려져 있다. 이순신은 단순히 남해안을 지킨 장수가 아니라 그것으로 인해 동북아의 정세를 변화시킨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이순신이 남해안에서 왜구를 막았기 때문에 내륙으로 명을 침공하.. 더보기
[여행] 지리산의 봄을 나누다 1. 함양 창원마을의 봄 한밤중에 지리산자락에 머물렀다. 조용하다. 별은 금방이라도 빗물처럼 쏟아져 내릴 것 같다. 별자리를 잘 아는것은 아니지만 북두칠성과 몇가지 별을 찾아본다. 북두칠성을 찾기라도 하면 하늘의 별자리를 모두 찾은냥 아는체 하기도 했던 어린시절을 떠 올려본다. 여전히 세상은 조용하다. 별을 보던 고개를 조금 떨어뜨리니 조용한 숲이 눈에 들어온다. 뭔가 바람에 날리는 소리같기도 하고 동물들이 움직이며 부스럭거리는 소리같기도 한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온다. 서울에서 이런 적막감을 맛볼 수 있었던가? 그나마 하루를 마감하고 피곤한 몸을 누이는 공간에서마저 차소리와 술먹고 고함치는 사람들의 소리들이 뒤엉켜 귓가에 남아있었던 것을 겨우 기억할 수 있다. 언제 내가 그런 곳에서 살았나 싶을 정도다... 더보기
지리산 둘레길~ 생명운동 대화모임 : 지리산 둘레길 생명운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였다. 대화문화아카데미,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정토회, 한살림,YMCA. 활동가와 대표자들이 모여서 이야기마당의 시간을 가졌다. 다음날은 지리산둘레길을 걷는 시간이 있었다. 이날 참여한 사람들은 실상사의 도법스님, 귀농운동본부장을 역임했던 이병철선생님, 대화문화아카데미 강대인 원장님, YMCA전국연맹 이학영사무총장 등을 비롯한 단체 활동가들이었다. ▲ 실상사에서 열린 장면 ▲ 왼쪽부터 이병철님, 도법스님, 강대인님 지리산 둘레를 따라 옛길을 복원하면서 지리산 둘레길이 생겨났다. 야생의 지리산에 무슨 길을 만들어서 관광객을 유치한다고? 하는 생각이 얼핏 들 수 있다. 그러나 옛날부터 있던 길을 찾아내서 서로 연결만 하는 것이란다. 도법스님이 생명.. 더보기
다르마로드(2) 3천년의 교감 다르마로드(2) 경주 : 3천년의 교감 이미 봄이 도착한 경주 포항에서 경주는 서로 붙어있었다. 처음에는 대구로 나와서 다시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내려가야 하나 했는데 네비게이션은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고 뜬다. 7번국도를 따라 내려오니 곧바로 경주다. 나중에 보니 여기 저기 7번도로다. 그 도로가 연결되어 있나? 아니면 지역마다 7번도로가 있나? 오후 늦게 출발하면서 점심식사는 경주에서 우아(?)하게 하려고 했다. 천년고도 신라의 땅으로 가는 길에 바람은 이미 봄을 담고 있다. 날이 풀려도 이리도 빨리 풀린단 말인가? 오히려 봄볕에 몸 내맡기듯 좀 덥다. 너른 들판에는 봄 햇살 그대로 넉넉하게 받아 안고 있었고, 또 멀리 산은 산대로 나무들이 한껏 물이 올라 보인다. 오릉과 대궁식당 오릉옆의 대궁식당..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