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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다

다르마로드(1) 내 삶의 유리한 조건 선재동자가 53선지식을 찾아 구도의 길을 떠나듯 라는 이름으로 길에서 주운 생각들을 정리해봅니다. 길에서 만나 삶의 지침이 되고 길잡이가 된 수많은 인연들을 소개합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발밑을 돌아보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깨달음이 있다면 나에게는 스승의 가르침입니다. 해가 바뀌어 달력을 새로 걸어 둔다고 새날이 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새로워질 때 날마다 새날이 될 수 있음을 알아 정진하는 삶, 고뇌하는 발걸음을 옮기겠습니다. 다르마로드(1) 포항 : 내 삶의 유리한 조건 1. 해는 동쪽에서 뜬다. 새벽5시, 새벽은 아직 어둠을 안고 물러날 생각이 없다. 경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다시 김천부근에서 경부고속도로에서 합류하여 대구를 지날 즈음 아침 같은 안개를 머금고 세상은 기지개를 .. 더보기
만행(4) 제주의 바람 여관에서 맞는 아침이 어색하다. 방은 따뜻했다. 창문을 열어 찬 공기를 들이마실 때 아직 하늘은 우중충하다. 가볍게 눈발이 날리고 있다. 이리 저리로 바람 부는 대로 몸을 맡긴 채 가는 눈발은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 우리는 짐을 챙겨 무작정 나섰다. 시간에 맞춰 한(韓)이 나왔다. 일단 지도를 펼쳐들고는 제주도의 북쪽에서 왼쪽으로 돌기로 했다. 제주도의 주요도로와 지명이 기록된 큰 지도를 어렵게 구했다며 한은 자랑스레 말했다. 공항이나 여객터미널에는 특정업체에서 광고를 겸한 다양한 지도는 있지만 이런 지도는 특별히 아는 사람이 요구해야 내놓은 지도라고 하면서 말이다. 날씨는 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요즘은 차량마다 내비게이션이 달려있어 지도를 보는 일들이 적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지방도시를 찾아다.. 더보기
만행(3) 제주에서 만난 첫 음식 : 제주고기국수 제주의 땅은 먼 옛날 저항의 땅이었고, 유배의 땅이었다. 또 김만덕을 길러낸 땅이었고, 제주의 거대한 설문대 할망의 신화가 있는 곳이다. 지금은 해외여해을 주로 가는 것 같기도 하더만 갓 결혼한 부부의 신혼여행지의 대상이기도 했다. 또 그 전에 대학을 다닐때는 졸업여행지로 3학년말이 되면 다녀오면서 추억을 만들기도 하는 그런 곳.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서 가 본적이 없고, 대학다닐때는 다른 일 하느라 정신없어 가지 않고서는 ‘돈’이 없어 가지 않았다고 둘러댄 제주도다. 사실 제주도는 처음은 아니다. 2003년인가 그 다음해인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제주환경운동연합에서 공동체의 환경실천운동사례에 대해서 발표해 달라고 요청해서 가본적이 있다. 그때는 비행기타고 가서 어리둥절해서는 데리고 다니는 대로 가서 저녁먹.. 더보기
만행(2) 제주의 땅으로 들어가다 진주에서 순천은 한시간 반 거리다. 순천은 항상 나에게 의미가 있는 도시였다. 형제가 많은 우리집은 자식들이 농사일에 곧바로 연결되는 노동력 그자체였다. 그래서 아이를 많이 낳았나 싶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막내인 나는 항상 ‘집보기’가 나의 역할이다. 형제가 많아서 좋은 점도 종종 있지만 부모님들 입장에서는 학교진학이 문제였다. 등록금이 문제인것이다. 지금 서울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얼마나 이해할지 모르지만 내가 자랄때만 해도 ‘여자가 무슨 학교? 그것도 고등학교까지 마치면 넉넉한거지!’하던 때가 있었다. 여하튼 셋째누나는 기를 쓰고 대학가려고 했고, 먼 친척의 도움으로 순천에서 학교를 다녔다. 공부가 뭔지도 모르고 천방지축으로 다니던 나에게 ‘공부’하라고 밤이고 새벽이고 깨웠던 누나다. 순천의 대승사.. 더보기
만행(1)여행을상상하다 여행을 상상하다 3년 천일동안의 활동속에 일을 핑계로 여기 저기 곳곳을 누비고 다니기도 하지만 일이 끝나는 즈음에 주어지는 열흘간의 시간은 휴가같은 휴식이다. 일에 대한 무소유를 실천하기 위해 마음뿐만 아니라 몸에 밴 습관마저도 내려놓기 위한 일정으로 주어지는 시간이다. 공동체생활에서 '휴가'는 어색한 공백이고 새로 채워야 할 여백이라 익숙하지 않을때는 차라리 '올드보이'가 된다. 물론 삶의 여정속에서 공동체삶은 한 과정이다. 그래서인지 개인의 열정과 원력으로 참여했지만 중간에 또 흔들리기도 한다. 그런 경우에는 열흘이고 한달이고 긴 휴가를 떠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과 기회를 갖게 되고 다시 마음을 추스르거나 재발심을 하게된다. 그런 휴가와는 사뭇다르다. 천일동안의 일을 마무리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