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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다

[책리뷰] 어른이 되어가는 여정


 




 

[책리뷰]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제목이 강렬하다. 아이들의 눈에는 어른이 되면 못할 게 없는 절대권력을 누릴 수 있다고 믿었고, 부모님들은 지금 우리들이 하고 있는 걱정따위는 하지 않을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그때의 어린 시절은 지났고, 그때 내가 바라보았던 어른이나 부모님의 나이가 점점되면서 그 생각들을 떠올리면 피식 웃음이 나온다. 그래서 더욱 저 제목에 동의하는지도 모르겠다.

라디오에 대한 추억
나에게 라디오에 대한 추억이 별로 없다. 학창시절에는 밤을 새워가며 예쁜 그림엽서를 꾸며 사연을 적어보내며 음악을 신청해보지도 않았고, 시간챙겨가며 들었던 적도 없다. 다만 버스에서 들려오는 것을 듣기도 하고, 가끔 운전하며 라디오음악을 듣는 정도가 전부이다. 뭐 간혹 뉴스나 특정 아나운서의 시사평론같은 것을 듣기도 했지만 그것도 매일 챙겨듣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아직어른이되려면멀었다청춘의밤을꿈을사랑을이야기하다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지은이 강세형 (김영사,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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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스마트폰에 라디오어플을 다운받아 라디오를 즐겨듣는 친구들을 만나면 신기하기도 하다. 한 분야에 매니아(?)같은 열정을 보이면 부럽기도 하다. 나이들어가면서도 라디오에 대해서 거부감은 없지만 챙겨듣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비오는 날, 배깔고 만화책보며 고구마 쪄먹는 것 처럼 그런 추억을 만들고픈 생각이 든다. 독백처럼 쓰내려갔지만 혼자있을때 누구나 느낄 법한 이야기로 공감을 나눈다. 그렇게 배깔고 만화책보는 것 마냥 그렇게 라디오를 글로 만나는 기분이다. 또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가 읽어내려갔을 법한 상황을 상상하며 흉내내며 읽어보기도 한다. 나름 맛이 있다. 진행자 자신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한편으로는 살짝 속았다는 기분도 든다. 작가의 이야기를 대신 읽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말이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그냥 흘러가 버렸을 법한 라디오소리가 아니라 글로 남아 있으니 말이다. 다시 듣는 라디오?

젊음에 대한 추억
뭐 그리 나이들어 늙은 것도 아니지만 - 순전히 내 생각에 말이다. - 젊었을때 나는 이러한 고뇌를 한 번이라도 했던가? 희미하지만 비슷한 고민으로 잠못들어 하던 때는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또 어떤 부분은 작가가 내뱉는 그 말들이 나와는 동떨어진 환경이라 밀쳐놓기도 하지만 젊은 시절에 누구나 한 번 쯤 고민했을 법한 사소한 이야기들로 시선을 빨아들인다.

아침에 눈뜨면 창가로 스며들어오는 햇살과 야채파는 트럭에서 떠드는 이야기들에 대한 생각들 같은 것은 누구나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이고, 늦잠자고 일어나 세수도 안한 얼굴로 헐렁한 옷 입고 동네를 어슬렁거리며 바라보던 풍경들에 대한 이야기, 또 엄마를 비롯해 가족들에게 느끼는 것들 등 가볍지만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만들고 가슴찡하게 울리기도 하고, 혼자서 배꼽잡고 웃기도 하는 그런 내용들이다. 공감하는 이야기들 말이다. 그런데 이것이 어째 나이들어서 지난 날의 추억거리들을 곱씹으며 공감하는지 모르겠다. 젊은 사람들은 젊은대로, 나이든 사람들은 추억을 회상하며 이 글에 공감을 던지는지도 모르겠다. 지나간 일들이 그냥 흘러보내지 않고 하나씩 꺼집어 내서 보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두고 두고 일기장 읽듯 하면 좋겠다.

지금도 늦지 않은 추억
그래서 나이들어서는 읽을 수 없는 책이 아니다. 지금 그 추억을 만들고 젊음이라고 이름붙이면 될 것 같다. 요즘 박경철, 안철수, 김제동, 법륜스님, 김여진 등이 젊은 청춘들을 위한 멘토역할을 하며 '청춘콘서트'를 전국 곳곳에서 연다고 한다. 안철수 교수가 했던 말 가운데 70먹은 분인 60먹은 분에게 '내가 그 나이면 못할것이 없네~'라고 했다는 일화가 생각난다. 또 어떤 작가는 '젊음은 젊은이들에게 주기에 아깝다'라는 말을 하지 않았던가!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라는 제목이 잘 어울리는지도 모르겠다.


힘내라청춘
카테고리 시/에세이 > 지혜/상식 > 교훈/지혜
지은이 법륜 (정토출판,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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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군대이야기는 재미없고, 힘들었다 하면서도 끝이 없는 것이 그런 추억이 있기 때문일거다. 그렇게 한 곳에 젊은 나이에 갇혀 있어 별 할 이야기도 없을 것 같은데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고, 아픔이 있기 마련이다. 최근에는 군인들의 탈영, 총기사고 등이 많이 들리지만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닐 것이다. 다만 뉴스로 얼마나 더 접하느냐의 문제이지. 그러한 군인들은 연애문제, 진로문제, 관계문제로 힘들어하고 방황하기도 한다. 군대는 강할지라도 군인 한 사람 한 사람은 그런 방황하는 개인이기 때문일거다. 이러한 시절의 고뇌도 단기간의 근시안적인 사고로 힘들어하기 보다 넓게 보면 추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군인들을 위한 마음공부 지침서 <힘내라 청춘>도 함께 읽으면 스스로 치유의 힘을 얻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의 상처와 실패가 전부라고 여기는 경우가 종종있다. 그래서 절망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나는 종종 지금의 아픔이 나중에 세월지나서 또 하나의 추억이 되고, 그때를 돌아보며 씨익 웃을 날이 있을거라 믿는다. 그러면서 지금의 아픔을 애써 훌훌 털어버리기도 한다.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는 말은 자책에 가까운 말이 아니라 희망과 여운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지금부터 내 과거의 어린시절을 꺼집어 내어 하나 하나 떠 올리며 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훌훌 소설책 읽듯, 드라마보듯 읽어 치우기에는 너무나 아깝기 때문에 이야기 하나 하나에 귀기울이고 추억하며 읽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