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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다

소박하고 아름다운



소영아~ 살포시 그 이름 정감있게 불러보마.

(소)라는 한자를 찾아보면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 있지만 그 본질은 하나인것 같다.
①본디 ②바탕 ③성질(性質) ④정성(精誠) ⑤평소(平素) ⑥처음 ⑦흰깁 ⑧희다 ⑨질박하다 ⑩넓다 ⑪부질없다 ⑫옳다


국립국어원에 '본디'라는 말을 검색해보면 '사물이 전하여 내려온 그 처음'이라는 말로 해석해 놓고 있다. 위에서 열두 가지의 의미들을 다른 말로 나열하고 있지만 다른게 아니라 같은 의미라는 것이 짐작이 된다. 원시, 태초 등의 말로 바꿔 사용해도 되겠고, 그 처음에 대해 옛 사람들은 색깔로는 아무것도 물들지 않은 흰색으로 표현했고, 성질은 꾸민데가 없이 수수한 질박함을 이야기했다. 또 '부질없다'거나 '옳다'라는 말은 사물의 처음을 생각해 볼때 색깔이나 성질을 다른 것으로 바꾸어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미에서 '부질없다'라고 했을 것 같다. 그래서 그 '옳음'을 다른 것으로 덧칠한다고 해도 변함이 있을 수 없는 그 태초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것을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 다르게 표현해 보면 '자연', '순수', '순박'이라는 말로 쓰고 싶다.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자연의 위대함속에서 스스로 낮춘 모습에서 '원시종교'가 태동했고, 또 그 위대한 자연의 숭고함을 극복한다는 미명하에 '과학'을 발전시켜온 것이겠지. 그래서 자연과학이 발달하면서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두지 못하고 극복하고 정복해야 할 '대상'으로 전락시켜 오늘날에 이른거지. 그래서 사람들은 더 행복해진다고 믿었지만 결과는 예측할 수 없는 현실속에 놓인것 같아. 기후변화, 환경파괴 등의 위기속에서 사람들은 그것마저도 '과학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우리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고자 하는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지.

아마도 그 모든 것이 방법적으로 어떠하든, 또 결과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든 미래를 설계하는 로망은 '자연', '순수', '순박'으로의 회귀가 그 목적이 아닌가 싶다. 지금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것도 단순한 가치의 척도, 즉 '경제'문제로만 바라보아서는 해결될 수가 없는 것 같아. 거기에는 크게는 '경제'와 더불어 '환경'에 대해서 복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고, 세밀하게 더 깊이 들어가서는 '사회'- 즉, 사람들의 삶의 질과 인성의 변화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 있을테고, 그 안에는 무수한 많은 갈래의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이라 해결의 방법도 구분적이고 단절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보다는 복합적이고 융합적인 판단이 되어야 할 것 같아.

이 한 글자속에 우리의 많은 생명철학을 담고 있고, 옛날에는 그리 많은 말과 언어가 필요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지금은 수많은 말들 속에서 우리스스로 함정에 빠져들게 만든것 같다.

(영)이라는 한자를 찾아봐도 여러가지 의미를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도 하나로 통하는 그 뜻이 있는것 같다.
①꽃부리 ②꽃 장식 ③열매가 맺지 않는 꽃 ④싹 ⑤명예(名譽) ⑥영국의 약칭(略稱) ⑦재주 뛰어나다 ⓐ못자리의 모 (앙) ⓑ옮겨 심지 않은 모 (앙)


꽃부리라는 말을 국립국어원에 검색해 보면 '꽃잎 전체를 이르는 말'이라고 하고, '꽃받침과 함께 꽃술을 보호한다'라고 되어 있다. 위에서 열매가 맺지 않는 꽃이라고도 하지만 뒤에 싹, 명예, 뛰어난 재주 등의 말은 결국 꽃잎 자체의 순결한 정신을 말하는 것 같아. 못내기하기전에 볍씨를 뿌려서 싹을 틔우는 것을 모판, 못자리라고 하는데 모내기하기전의 그 싹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꽃잎 자체의 순결한 정신이라는 것은 꽃잎 자체의 화려함으로 그 꽃을 대표하지만 결국 꽃잎은 우쭐대는 모양이 없다는 것을 말하는 거지.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돈과 권력, 또는 명예를 가지면 행복하다고 믿고 그것을 위해 살아가지만 그 끝을 발견한 사람은 없고, 설사 그것을 가졌다고 해도 그것으로 인해서 스스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살아가는 거지. 그런데 사람들은 꽃잎의 그 순결한 정신은 뒤로하고 제멋대로 인간의 의식을 부여해서 그 꽃잎이 전체 꽃의 명예로운 부분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

태고의 자연이 품고있는 생태학적 질서는 현대문명의 시선으로 해석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는 것 같다. 각 나라의 자연환경과 사회적 환경속에서 '아름다움'의 기준이 다르다고 하지만 그것마저도 '인간의 오만'이 깃든 평가의 잣대라고 생각하며, 그 잣대를 내려놓고 태고의 순수, 고갱이의 아름다움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이 글자가 담고 있는 의미인것 같다.

현대사회의 새로운 리더십에 대해서 많이 말을 하지만 앞서서 이끌어가는 것과 달리 남들을 뒷받침하며 뒤에서 보이지 않게 받쳐주는 음의 지도력(Negative Leadership)도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것 같다. 필요에 따라 꽃잎이 되어 꽃 전체를 표현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갖는 명예, 아름다움은 스스로를 뽐내지 않음으로 오히려 세상사람들이 그 꽃의 정체성을 분명히 알아주는 것인것 같다. 우리들이 명심해야 할 삶의 철학인것 같다.

그 순박함과 아름다움을 담은 흰꽃 - 찔레꽃 노래는 장사익의 구슬픈 목소리가 더 슬프게 하는 것 같고, 그래서 더 가슴이 시린것 같다. 봄날 봄볕을 그대로 받으면서도 찔레꽃은 사람발길 드문 곳에 누구 알아주지 않는 곳에 가시달고 덩쿨로 언덕을 덮지만 그 위에 사뿐히 내려앉은 듯 흰 꽃을 달고 있지. 장사익의 노래 <찔래꽃>을 옮겨놓는다. 음악없이 그냥 시를 음미해 보시길...

하얀꽃 찔레꽃
순박한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아~~~~
찔레꽃처럼 울었지..
찔레꽃처럼 노래했지..
찔레꽃처럼 춤췄지.....
찔레꽃처럼 사랑했지
찔레꽃처럼 살았지
당신은 찔레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