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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다

[2차 미니갤러리] 봄날 인왕산 展 - 작업노트




작업노트

이문선

내 앞에 산이 있다
널찍한 등을 드러내고 돌아앉은,
장사같은 바위산
내 눈 앞에 드러난 허연 캔버스같은 산이 보인다
그리고 싶다
내 눈 앞, 산에 연꽃을 그리고 싶다

천일 동안 땅 위에 흩어진 연꽃을 찾아 다녔다
피고 지고 피고 지고 다시 피고 지고
새벽안개 속에서 일어서는 연꽃
한여름 햇볕에 입을 오므린 연꽃
한겨울 얼음 아래로 부서진 잎을 숨긴 연
수많은 연꽃의 그림자를 밟고, 드러내지 않던 연의 모습을 찾기를 반복했지만
화면을 통해 본 것은 연이 아니라 카메라의 눈이었다
 
지금 알았다 지금 느낀다 지금 보인다
작은 암자 툇마루에서, 인왕산 바위 품에 보이는 연꽃
땅에서 피어난 일천 송이 연이 드디어 인연이 되어 피었구나

지금 이 순간, 천년 암자에서 흘러내리는 바람타고 온 연기가 내 가슴을 채운다
나는 붓을 들고 인왕산 바위가 품은 연을 찾아 나선다
연기 속에 꿈틀거리는 연을 그린다
내가 찾은 연꽃, 내가 본 연꽃을 그린다
화엄의 세상이 내 앞에서 춤춘다


◈ 전시명 : 미니갤러리 두번째 - 봄날 인왕산 展
◈ 일시 : 2011년 5월 27일(금) ~ 6월 30일(목) 오전 9:30 ~ 오후 6:00
5월 27일 오후5:00 오프닝기념행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 장소 : 행복한 책방(02-587-8991) / 온라인전시 : 에코동의 서재 (http://ecodong.tistory.com)
◈ 주최 : 행복한 책방 ․ 에코동의 서재
◈ 후원 : 정토출판, 좋은벗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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