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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다

[책리뷰] 현대인들에게 제시하는 <다른 길>

부처님과 제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부처님과 제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10점


원영스님 지음
2011-03-02
불광출판사


부처님과 제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부처님의 탄생, 출가와 성도, 설법과 교화의 여정, 붓다의 열반은 불자들에게 큰 관심거리다. 이것은 단순한 궁금함에 오는 관심거리가 아니다. 지금 내 삶의 영향을 주는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그 가르침이 없다면 붓다의 삶도 의미가 없는 역사서-과거의 이야기일뿐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나는 붓다의 삶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과정에 관심을 가졌다. 붓다의 삶의 여정은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26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살아있는 불교교단의 학문적 정리보다는 부처님의 제자들인 '스님들의 삶'이 궁금했다. 특히 공동체의 원형을 유지하며 살고 있는 그들의 삶의 방식들을 속속들이 알고 싶었던 것이다.

이 책은 <부처님과 제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하는 제목으로 부처님과 그 제자들의 삶에 대해 궁금함을 불러일으키려고 하고 있다. 내가 이 책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2600여년 전 과거의 붓다의 삶을 정리해 놓은 것이 아니라 그때의 삶과 지금 사찰에서의 스님들의 공동체 삶의 방식에 대해서 정리를 해놓은 점이다. 만약에 붓다에 대한 과거의 삶의 행적만 정리해 놓았다면 과감히 책을 덮었을 것이다.

최근에 카이스트학생의 연이은 자살소식은 그들만의 이야기로 안타까워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시대적 사회문제를 안고 있는 듯 하다. 이것을 속시원히 지적하고 받아들이는 토론문화도 부재한 것이 뭔가 문제인듯 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것일까? 그 사이의 우리들이 방황하는 고뇌의 중심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영재라고 하는 그들의 인생여정도 그러려니와 '교육문제', '청소년문제'로 범주화할 수 있는 사회문제로서의 시대상황은 단순히 그들만의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들은 어디로 향해 달려가는지 분명히 알지 못하고 막연한 목적지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처럼 말이다. 설령 그 끝이 낭떠러지 절벽이라 할지라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오직 옆사람보다 한 발 먼저 내 딛기 위한 경쟁과 투쟁속에서 질주하는 듯 하다. 더 많이 갖고, 더 많이 쓰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는 굳건한 믿음만 있을 뿐이다.

그 속에서 파괴되는 우리들의 영혼과 사회공동체는 어떤 것으로 치유하고 보상받을 수 있을까? 극한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로 흘러가는 사회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씁쓸한 의문을 던진다. 그래서 인간성상실과 공동체붕괴의 시대에 이것을 치유하기 위한 대안적인 운동들이 여기 저기서 고개를 내밀고 있다.

그러한 공동체운동의 흐름과 지향속에서 <승가의 공동체적 삶>은 매우 유의미한 방식이다.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 자체만으로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출가와 수행, 승가공동체의 일상적인 삶의 방식 하나 하나에 담긴 의미는 붓다의 가르침이라고 하지만 우리사회에 새롭게 문제제기하는 또 다른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옷을 어떻게 입고, 잠을 어떻게 자고, 먹는 것은 어떤 것을 어떻게 먹는가 하는 아주 사소한 일상의 행위 하나 하나가 우리들에게 주는 의미는 크다. 현대인들이 먹고 입고 자는 문제때문에 일평생을 소진하듯 살아가면서 온갖 고뇌를 안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의식주 문제를 해결했다'는 자신감있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없는 듯 하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최근 청소년을 위한 김수환추기경의 책 <무엇이 될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꿈꿔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들은 어떻게 살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카이스트 학생들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는 '속도를 조금 늦추자'고 강변할 것이 아니라 '다른 길'은 없는지 진정으로 모색해야 할 시기인것 같다. 이 책에서 그 '다른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소개 : 원영스님
1974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났다. 1991년 해인사 비구니 종묵 스님을 은사로 입산하였다. 운문사승가대학을 졸업하였고, 내원사 선원에서 수선안거를 마친 뒤,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일본 하나조노(花園)대학에서 「범망경 자서수계에 대한 연구」로 2005년 석사학위를, 동대학원에서 「대승계와 남산율종」으로 2008년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학위 취득 후, 중국에서 중국어와 티베트어를 공부했으며, 같은 해 귀국 후 2009년부터 현재까지 동국대 선학과 강사, 대한불교조계종교육원 불학연구소 상임연구원으로 연구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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