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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다

[책리뷰] 다른 작가, 같은 이야기로 이어지는

거울나라의 작가들거울나라의 작가들
 10점

2010-12-13
최재봉 지음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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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나라의 작가들 어떤 작품이 다른 작품을 드러내거나 암시하는 경우를 ‘거울관계’라 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러한 거울관계의 작품을 창작한 사람들을 ‘거울나라의 작가들’이라 부르기로 하면서 설명하고 있다.

신경숙의 단편소설 <지금 우리 곁에 누가 있는 걸까요>와 남진우의 시 <겨울 저녁의 방문객>을 서로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을까? 부부 사이인 두 사람의 소설과 시가 비슷한 내용을 암시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태어난 지 7개월 된 딸을 수두로 잃은 아픔을 겪은 후유증이 있는 사람들로서 그 소설과 시에는 상당한 부분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또 이런게 소개되어 있다. 안정효의 중편 <낭만파 남편의 편지>와 체코출신 프랑스 작가 밀란 쿤데라의 경장편 <정체성>은 거의 똑같은 모티프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거울나라의 작가들을 읽으면서 문학평론 수준의 글들을 상호 비교, 분석하면서 새롭게 확장되는 느낌이다. 깊이와 넓이가 남달라야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작가에 대한 부러움도 있고, 새로운 글쓰기 기법이고, 세심하고 유의깊은 기획이다 싶다. 글 한 편 한 편을 서로 이어맞추고 연결시켜 바라보는 기법 - 거울나라, 거울관계 말이다.

시와 소설에서, 과거와 현재, 우리나라와 외국작가 등 그 구분은 다양하다. 서로 유사하게 글을 늘어놓는가 하면, 내용을 이어서 서로 대화하듯 작가들이 글을 이어가는 방식도 있다.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말이다. 최근에 두 작가가 서로 대화하듯 한편씩 이어서 글을 쓰는 기법도 있기는 하지만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은 그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평소에 글 읽기를 즐겨하시는 분들, 평론적 문학깊이가 남다른 분들은 이 책을 살짝 들추어보면 자신만의 새로운 세계와 안목이 열리거나 정리될 거라 믿는다.

저자소개 : 최재봉
1961년 경기도 양평에서 출생했다. 경희대 영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2011년 현재 <한겨레신문> 문학 담당 기자로, 문학과 대중의 거리를 좁히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거울 나라의 작가들』『역사와 만나는 문학기행』『간이역에서 사이버스페이스까지- 한국문학의 공간탐사』『최재봉 기자의 글마을 통신』이 있고, 옮긴 책으로 『제목은 뭐로 하지?』『에드거 스노 자서전』『클레피, 희망의 기록』『에리히 프롬, 마르크스를 말하다』『언젠가 그대가 머물 시간들』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