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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다

예비부부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 위해서 살아간다. 이 명제를 두고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결혼도 마찬가지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 일생일대의 중요한 선택을 하는 것이다. 그 어느 누구도 지금 너무 행복해서 괴롭고 싶어서, 상대방을 괴롭히기 위해서, 매일 싸울 대상이 필요해서 결혼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일상은 어떠한가?

스님의주례사 : 행복한결혼생활을위한남녀마음 이야기
 
카테고리 종교 > 불교 > 불교일반
지은이 법륜스님 (휴, 2010년)

상황1

이제 나이가 50에 접어든 중년의 나이에 종종 오랜 친구들의 모임이 있다. 물론 부부동반모임이다. 각자 집에서 직접 만든 음식을 가져와서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각각의 부부는 결혼한 지 오래되었고 이제 서로 알만큼 아는 그런 사이가 되었다. 그런데 매번 들어오면서 싸우는 부부가 있다. 어떤 날은 그날도 싸우다가 집앞에서 부인이 돌아가버린 경우도 있다. 각자 음식을 만들어서 가져오지만 이 부부는 벌이가 좋아서인지 조개탕을 넉넉히 사왔다고 한다. 온갖 종류의 큰 조개들이 먹음직 스럽게 들어있었다.

이 부부의 싸움의 발단은 이렇다. 아내는 차멀리를 심하게 하기 때문에 어딜 다니지를 못하는데 직접 운전하면 그나마 나은 편이라 그날은 아내가 운전대를 잡았다. 그런데 주문한 조개탕을 차에 싣기 위해 내린 사이 운전대에 남편이 잽싸게 갈아앉았다. 오는 내내 투덜대며 싸웠고, 아내는 멀미로 얼굴이 반쪽이 되어 들어왔다.

남편이 운전대를 놓지 않은 것은 “멀미하는 것은 습관의 문제이고 그 더러운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 라고 말하더란다. 이런 상황인데 어찌 싸우지 않을 수 없냐고 한다.

상황2

나이 50이 넘어서고 있지만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남자가 있다. 머리는 이미 벗겨지기 시작했고 배는 나왔지만 아직 총각이다. 누가봐도 또래의 친구들보다는 더 나이가 들어보이기까지 하다. 이 남자는 가진 재산이 많다. 금융관련 일을 하면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타워팰리스’에서 살고 있고 연봉도 상상 이상이다. 이 남자가 원하는 것은 가능한 나이가 어린 예쁜 신부를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도 장가를 가지 못했다. ‘돈많고 명짧은’ 신랑감을 원하는 젊은 여성이면 모를까 누가 시집올지 걱정이 된다.

상황3

어떤 부인은 하소연한다. 나이가 50이 넘어서면서 이제 따뜻한 부부처럼, 연인처럼 노후를 보내고 싶다고 말이다. 그런데 남편이 결혼하고 얼마되지 않은 때부터 돈을 벌기는 커녕 노름 때문에 돈잃고 시간보내면서 살기 때문에 속상하다고 한다. 어떻게 남편을 바꿀 수 없는지 걱정이라 하소연한다.

황혼이혼이라는 것도 있다는데 나이들어 이혼도 생각해본다. 결국 내가 벌어서 가족들 먹여살리고 돈도 벌어오지 못하는 남편이 도박에까지 미쳐있다면 늙어서 이혼하면 그때 정신차리겠나 싶기도 하지만 ‘아이들 아빠’라는 것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고 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상황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우리 부모님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또 친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드라마속의 가상의 소설같은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꿈많은 10대와 20대를 거치면서 지긋지긋한 ‘공부’에 눌려 지나온 세월이 얼마인데 이제 취직과 결혼 때문에 새로운 걱정거리를 만들어 인생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 지긋지긋한 부모의 잔소리로부터 해방을 맛보기 위해, 진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살기 위해, 안정된 삶과 노후를 생각하며 결혼에 대해 생각한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 말이다.

‘결혼은 철들면 할것이다’ 이것이 평소에 내가 갖고 있는 결혼에 대한 가치철학이다. 아직 결혼하지 못했다. 친구들 결혼하는 것 지켜보고 후배들 결혼한다는 소식 들으면 ‘결혼이 장난이냐? 얼렁뚱땅 해치우듯이 결혼식 올려도 되나?’하는 걱정도 있다. 왜냐하면 내가 갖고 있는 가치철학 - ‘철들어야 가능한’ 결혼에 대해서 너무도 쉽게 결혼하는 것 같은 불안한 마음 때문이다. 그 마음 때문에 아직 결혼하지 못했나 싶기도 하다.



법륜스님의 <스님의 주례사>는 이미 유명하다. 표지에는 ‘사랑하는 아들딸아, 결혼한다면 이 책만큼은 읽고 가라!’하는 절절한 부모님의 심정을 담고 있다. 살아보니 생각처럼 만만치 않더라 하는 절규인듯 하다.

법륜스님도 이 책에서 애둘러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무리 아니라고 강변하고 ‘사랑’으로 결혼한다고 해도 스님은 믿지 않는듯 하다. 아예 중간제목도 ‘사랑, 좋아하시네’라고 달고 있다. <스님의 주례사>는 결혼을 앞둔 청춘남녀들에게 듣기 좋은 말씀만 골라서 묶은 것이 아니다.

  가능하면 결혼하지 마라!

  결혼을 한다면 바라는 마음을 버려라!


독설에 가까운 남녀의 마음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사랑’으로 포장하고 ‘가족’이라는 위선의 울타리를 강하게 질타하고 있다. ‘독설’에 가까운 이야기라서 우리들은 더 짜릿하게, 속시원하게 들리는지도 모르겠다.

 

<스님의 주례사>는 앞서 이야기한대로 청춘남녀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결혼한지 오래된 부모님들 세대가 먼저 읽어야 할 책이다. 남녀, 부부, 부모자식간의 마음작용에 대한 이야기이다. 최근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는 코이케 류노스케스님의 <생각버리기연습>이라는 책도 보면 ‘생각’ 때문에 현대인들은 스트레스와 온갖 병을 앓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그 ‘생각’의 흐름들을 잘 살펴서 ‘생각버리기’훈련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스님의 주례사>는 더 직설적이다. 남자와 여자, 아내와 남편, 부모와 자식이라는 직접적인 설정을 두고 그 마음의 흐름을 따라 가면서 ‘마음살피기’를 하고 있고, 그 이야기의 끝에는 ‘행복하기’가 자리하고 있다. 행복하려면 지금의 모든 주변 환경이 탓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쳐주고 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당장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문제인것이다.

 

  이혼하라 말라의 문제가 아니다.

  이혼해도 되지만 미워하지 마라.

 

이혼율 1위라는 오명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의 청춘남녀들에게 다시 던지는 강한 메시지다. 우리는 미워하기 때문에 이혼하는데 이혼하려거든 미워하지는 마라고 한다. 미워하면 미워하는 자신이 괴로워지고 손해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엄마없는, 아빠없는 아이로서 큰 상처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 상처는 아빠가 있고 없고, 엄마가 있고 없고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엄마가 아빠를 미워하고, 아빠가 엄마를 미워하는데서 생긴다고 일갈한다.

 

결혼뿐만 아니라 직장생활에서도 상사와의 문제, 동료와의 문제가 마찬가지일것이다. <스님의 주례사>를 통해서 새롭게 인생관을 설정해야 하고 옆사람에게 새로운 마음으로 다가가야 할 것 같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은 단순히 남녀의 사랑과 연애,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위한 방법론을 보여 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과관계의 질서를 일깨우는 인연론이자 스스로의 삶에 물음을 던지는 인생론이며, 다른 존재와 더불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방법을 알려주는 관계론이자 결국에는 자신의 마음밭을 일궈야 인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마음법이라 할 수 있다.


스님의주례사행복한결혼생활을위한남녀마음이야기
카테고리 종교 > 불교 > 불교일반
지은이 법륜 (휴,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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