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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버티다

[일본의 참여불교]붓다은행 붓다로드 붓다연못을 아십니까?





 
가난한 나라끼리 긴급구호활동과 세계동시평화법회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승가공동체운동, 사방승가운동 _3


사방승가운동은 “1) 가난한 나라들끼리 서로 식량과 생필품배급을 지원하는 긴급 구호활동 2) 붓다은행을 통해 볍씨은행, 소은행, 붓다연못, 붓다로드 등을 만들어 마을의 기본적 삶 지원 3) 붓다은행을 통해 개인과 지역의 경제적 자립과 협동조합, 사회적기업을 만들어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만들기’를 추진한다.”는 3가지 방식을 중심으로 지역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1년에 1회 사방승가구성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동시평화법회’를 열어 토론과 워크샵을 실시하며 각 지역마다 필요로 하는 사업을 결정하고 상호 지원하며 소통연대하는 활동을 전개한다.

캄보디아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현재 10년간에 걸쳐 20개국에 1천만명이 넘는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처음 캄보디아에서 양곡은행을 실시한 뒤 3년후에는 자신들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방글라데시와 버마에 지원금을 보내게 되었다고 한다. 결국 주고 받는 사람이 고정된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때로는 도움을 주고, 때로는 받으며 가난한 마을끼리 상호지원하는 체계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운동은 지역의 불교도들을 중심으로 시작되었지만, 캄보디아나 버마의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들도 함께 동참하고 있다.

사방승가라는 이름은 2003년 밧탄반주 타구넨마을에 20톤의 긴급 식량지원을 하면서 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8년에는 사이클론 피해자 구호를 위해 뱅골의 불교도마을에 긴급구호활동을 했으며, 발리의 우빠나라챠라 마을을 지원했고, 버마의 나르기스 사이클론으로 재난을 입은 사람들에 대한 식량지원도 했다.

사방승가운동의 활동원칙

1) 아무도 무엇이든 강요하지 않는다. (자발성)
2) 활동 결과는 자신이 책임지고 맡는다. (책임성)
3) 간접적 수단인 정치와 권력의 정당성을 항상 의문을 갖는다.
4) 권력구조에서의 부조리를 항상 분석하고 감시한다.
5) 민중의 민중에 의한 민중을 위한 민주적 자립적 생활양식을 지향한다.
6) 항상 국내각지와 연계뿐아니라 국제적인 연대를 해야한다.
7) 활동은 특정 지역으로만 제한적이어서는 안된다.
8) ‘세계평화’라는 인류의 궁극적인 목표를 지향해야 한다.


볍씨은행, 소은행, 붓다연못, 붓다로드를 통한 마을지원

사방승가운동은 마을의 라이프 라인(Life Line)프로젝트로 파괴된 마을공동체에 필요한 최소한의 개발을 지원하여 자립능력을 키우는 활동을 전개해왔다. 그 방식은 마을마다 양곡은행을 만들거나, 식수와 농업용수를 위해 ‘붓다연못’을 만들거나 마을의 길을 만드는 ‘붓다로드’등을 만들게 하면서 이를 통해 일종의 일하는 사람에게 식량을 지원하는 형태였다.

Food for Work (일하는 사람에게 식량지원)는 마을공동의 일을 하면 일한 사람들에게 돈이 아니라 식량을 지원하는 것이다. 거지들에게 배급하듯 공짜로 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이 필요로 하는 마을의 일을 하면서 식량을 받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국제개발지원방식에는 보통 Food for Work (일한 사람에게 식량을 지원)과 Cash for Work(일하는 사람에게 돈을 지원)이 있는데 도시의 경우는 돈으로, 농촌의 경우는 식량으로 지원하는데 대체로 식량지원을 선호한다. 돈으로 지원하는 것은 마치 고용된 노동자들에게 월급을 주는 것으로 오해되어 자립심보다는 의존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2004년 캄보디아의 밧탄반 푸레이푸레르 마을에 처음 이 방식으로 붓다연못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어서 현재까지 식수공급을 위한 저수지개발을 지원하고 교량을 건설하기도 했다. 2010년 현재 4개의 붓다연못을 만들어 10만명정도의 식수로 이용되고 있다. 또한 모내기할 벼가 없는 사람들에게 볍씨를 제공하고 나중에 추수한 뒤에는 제공한 볍씨 양의 20%정도를 이자형식으로 더 받아 그것으로 볍씨은행의 운영자금이나, 마을수로와 우물, 공동변소등을 만드데 사용한다. 또한 이것으로 2006년 버마의 사이클론 피해지역에 2톤의 쌀을 지원했다.


▲ 2004년 캄보디아에 만들어진 붓다연못.주민들이 직접조성해 마을의 중요한 식수공급 역할을 하고있다.

소은행은 방글라데시의 이라와디 델타지역의 불교도인 줌마족들이 살고 있는 곳에 나르기스 사이클론의 피해로 농가의 재산이 유실되자, 그곳의 사찰이 중심이 되어 농업용 소를 임대해주는 일을 하게되었다. 그래서 돌아가며 소를 이용하게 했고, 이를 계기로 소은행을 만들게 되었다.

이외에도 푸레이푸레르 마을에서 오시라반 마을까지 연결하는 3km 도로를 만들었다. 이 도로는 그동안 매설된 지뢰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마을의 농작물을 반출하거나 아이들이 학교를 가는데 겪었던 어려움을 해결하게 되었다. 이것을 붓다로드(Buddha Road)라고 명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캄보디아 상좌부스님들이 운영하는 현지 NGO로, 고아를 지원하는 단체인 RSP의 활동을 지원하여 글을 가르치거나 직업훈련을 지원했고, 인도 남쪽 티벳난민들의 거주지에 태양광발전기, 메탄가스장비, 풍력발전기 등 적정기술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러한 적정기술은 사방승가운동(CS)에 참여하는 단체들끼리 서로 지원해 마을이 자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지원된 지역과 마을마다 붓다은행(Buddha Bank)를 설립해 지속적으로 마을의 상호부조와 자립시스템을 만들어나가게 하고 있다.


 네트워크의 네트워크 ‘세계동시평화법회’

2000년 캄보디아에서 시작된 사방승가운동은 2006년부터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매년 1회 6월4일 세계동시평화법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 법회는 지정된 몇몇 특정장소에서 사방승가에 참여하는 중심적 활동가들이 모이는 것이다. 그러나 참여하지 못할경우 자신의 지역과 사찰에서 세계의 문제를 생각하고 전쟁과 갈등, 가난이 사라지도록 평화를 기원하는 법회를 개최하도록 하고 있다.

▶ 마을의 길을 만드는데 참여하게 한 후 식량을 지급하는 방식에 의해 조성된 붓다로드

2006년 1차 때는 3개국이 2007년에는 6개국, 2008년에는 일본, 대만,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버마, 방글라데시, 인도, 스리랑카, 티베트, 몽골, 러시아등 12개 국이 참가했다. 현재 아시아 유럽등에 7곳을 정해 그곳에서 참가희망자를 모집하여 행사를 진행한다. 이때 전쟁과 갈등으로 희생된 사람들과 생명들에 대한 천도재, 그리고 분쟁과 환경적 위협속에 있는 사람들의 평화를 기원하는 법회를 개최한다. 동시에 세계적 과제를 위한 워크샵, 토론회, 공연, 회의등이 진행되고 행사 이후에는 아직도 어려움에 있는 지역이나 분쟁이 있었던 역사적 장소를 선정하여 평화행진을 전개하는 것이다.

같은 날 동시에 벌어지는 이 평화법회를 통해 전세계 불교인들의 동질성을 확인하고 평화를 위한 마음을 모은다. 또한 사회적 실천을 위한 원력을 다짐하는 시간이면서 서로 모여 토론하고 논의해 공동의 행동을 결의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티벳의 평화운동을 위한 지원

2010년 12월 5일은 일본 인권주간의 첫날이었다. 그날 12시에 신주쿠 오오쿠보 공원에는 200여 일본인들이 저마다 티벳 깃발을 들고 티벳의 평화를 위한 행진을 시작했다. 약 1시간 30분에 걸쳐 신주쿠의 중심가를 돌면서 시위를 했다. 사방승가운동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은 동시에 티벳의 평화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모토스님은 ‘종파를 초월하여 티벳의 평화를 기원하는 승려회’를 만들어 운영해 왔다. 동남아시아를 수차례 방문하면서 사방승가운동이 아시아 평화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우선 해야 할 일이 ‘티벳문제의 해결’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끝)

유정길 _에코붓다 공동대표 / 2011년 3월 12일
이 글은 불교포커스(
www.bulgyofocus.net)에 연재하는 내용을 옮겨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