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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버티다

[행복도서나눔] 연평도의 봄~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기도> 책보내기 캠페인에 많은 분들이 참여했습니다. 이런 저런 사연을 담아 한 권, 두 권, 열 권, 백 권을 기부해주신 분들도 있습니다. <기도> 책보내기는 전국의 50여 교도소, 군병원, 100여 곳의 군법당에 책을 전달했습니다. 그 가운데 연평도 호국사 군법당에는 직접 연평도를 방문하면서 전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책을 전달하고 온 유애경, 구정숙, 이미경님이 보내온 소감문입니다.


아픔의 흔적이 남은 연평도,
<기도>로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왔습니다
행복도서나눔 회원님들, 그리고 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들, 2011년 한 해가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예년보다 더 춥습니다. 연평도 방문을 위해 길을 나섰지만 매서운 겨울바람과 좋지 않은 바다날씨로 당일 배가 운항하지 못했습니다. 다음날 오전 9시 30분, 연평도를 향하는 배에는 많은 사람들이 올랐습니다. 입대한지 얼마 되지 않은 앳된 군인들, 백령도에서 근무한다는 나이 지긋한 군인, 섬 순찰을 위해 나온 경찰들, 방송국 기자들도 보입니다. 하지만 연평도 주민들이 제일 많았습니다.

연평도 병설유치원 아이들은 지난 연평도 사태이후 오늘 처음으로 섬에 들어간다고 하며 배 안을 뛰어 다닙니다. 이 아이들에게는 이번 연평도 사건이 분단에 대한 상처와 아픔이 아니라 단지 어릴 때의 추억으로 남기를 기도했습니다.

연평도로 가는 세 시간 동안 작은 어선 몇 척만 만났을 뿐 망망대해는 평화로웠습니다. 육지와 떨어진 섬에 가까워진다는 기다림과 또 다른 이념의 땅 북한이 지척이라는 무거움이 교차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출발 할 때에는 우중충한 날씨가 더 나빠질까 걱정했는데 도착했을 때는 화창하고 따뜻했습니다. 선착장은 작은 섬 기슭에 겨우 사다리 하나를 출입통로로 이용할 정도로 좁고 작았습니다.

우리가 머물렀던 민박집 주인아주머니는 수도배관들이 얼어서 그나마 섬으로 돌아온 일부 주민들이 물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전했습니다. 오후에는 민박집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책과 초코파이를 연평도 호국사 군법당으로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연평도 군법당은 언덕길에 있어서 오르기는 가팔랐지만 올라서면 주변이 훤히 잘 보였습니다. 지난 번 포격에 보일러실 옆 언덕에 떨어진 파편들이 법당의 난간과 벽, 지붕과 처마 밑으로 튀어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때 날아온 문짝은 아직 그대로 마당 한 켠에 뒹굴고 있었습니다. 작업하는 아저씨들이 유리를 갈아 끼우며 동네의 웬만한 집들은 유리창이 다 깨져서 한동안 동네와 군부대 유리 끼우는 작업을 했다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우리들은 행복도서나눔 <기도-내려놓기>와 초코파이, 과일을 불단에 올렸습니다. 남북한이 폭력으로 맞서는 일이 없기를, 북녘의 아이들이 배고프지 않고 이 겨울을 날 수 있기를, 많은 사람들이 기도로 맑아지기를 간절히 마음을 모았습니다. 군종병은 법당을 찾는 병사들과 함께 읽겠노라며 고마워했습니다.

동네는 아직 지난 포격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타버린 건물과 무너진 집들은 을씨년스럽게 눈 속에 묻혀 있었습니다. 수퍼마켓을 했던 집은 불이 붙어서 근처 너댓 집과 함께 모두 타버렸고, 포격의 충격으로 깨진 유리창들 사이로 어질러진 이불이 보이는 방들도 있었습니다. 길가 방파제 벽에는 포격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였습니다. 어떤 사람은 기름을 사러 가기도 하고, 아들과 함께 방아를 찧는 노부부의 모습도 보았습니다. 혼자 계시는 할머니는 우리의 잠깐 방문에 기뻐하고 말벗이 되어 준 것을 고마워했습니다. 겨울이 아무리 추워도 봄은 옵니다. <기도>를 통해 자유롭고 행복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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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행복도서나눔 캠페인 안내

캠페인에 동참해주신 기부 후원자와 기부자의 이름을 기록해서 발송작업을 해준 자원봉사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행복도서나눔은 계속됩니다.<기도>책에 이어 3차 행복도서나눔 캠페인은 <스님의 주례사>를 선정하였습니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마음이야기는 예비부부, 신혼부부를 넘어 인간관계에서 소중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도소, 군부대, 병원(군병원, 보건소, 산부인과 등)에 보내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바랍니다.

- 기부도서 : <스님의 주례사>
- 기간 : 2011년 2월 1일~ 4월 30일
- 기부할 곳 : 군부대, 교도소, 군병원, 보건소, 산부인과 등
- 기부방법 : 1권(12,000원)이상 입금 또는 책을 직접 기부해주십시오.
 ① 기부자의 이름으로 전달됩니다.
 ② 연말정산 소득공제 영수증을 받으실 분은 반드시 주민번호를 알려주셔야 합니다.
- 문의 : 정토회 행복도서나눔 02-587-8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