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읽다

고리타분한 공자를 버려라 <공자전>

고리타분한 공자를 버려라 <공자전>

 

 

<공자전> (바오펑산 지음, 이연도 옮김, 2013, 나무의 철학)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30세에 예를 알아 스스로 섰다.
40세에 더 이상 미혹되지 않았으며
50세에 하늘의 명을 알았다.
60세에 무슨 소리를 듣든 거슬리지 않았고
70세에 마음먹은 대로 해도 규범에 어긋남이 없었다.

 

 

공자(孔子)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공자의 삶을 잘 알지 못한다. ‘이천오백 년 동안 세상을 지배한 남자’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공자의 삶은 유랑의 삶이었고, 자신의 뜻을 알아주는 군주를 만나지 못해 뜻을 제대로 펴지 못한 불운아였다는 평이 대부분이었고 나 역시 그 정도의 지식에서 멈추었다.


<공자전>을 읽으면서 공자의 삶을 따라 다녔다. 처음 몇 쪽을 읽으면서는 공자의 말씀인 <논어>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책을 덮으면서는 <논어>를 읽어야 할지 말지 고민이다. <논어>에 대해서는 많이 인용하지만 정작 공자의 삶에 대해서는 알 수 가 없었다.


공자의 출생과 성장, 학문과 제자, 유랑의 삶과 노년 등의 시간대별로 정리한 이 책은 공자의 삶을 이해하는데 적합하다. 물론 <논어>가 공자가 한 말씀을 모아 놓은 것이니, 그의 가치관과 삶을 조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그의 행적 하나 하나를 이해하기에는 부족하다. <공자전>을 통해 공자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논어>의 상당부분의 내용이 인용되어있어 공자의 생각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지금도 우리 생활 곳곳에 유교적 문화가 남아있고 지배적이다. 남녀의 문화, 제사의 문화는 넘을 수 없는 벽처럼 거대하게 존재하고 있다. 불교적 기반을 둔 나로서는 공자의 언어가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고 크게 공감이 되는 것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반감이 드는 부분도 많다. 크게 공감이 되는 것은 지금 내 삶을 비추어 도움을 얻은 것이고, 반감이 드는 것은 유교적 질서속에서 가부장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크게 공감이 되는 것은 성인으로서의 지혜가 돋보이는 것이고, 반감이 드는 것은 <논어>가 부담스러워지는 것이다. 그래서 <공자와 붓다의 만남>같은 것을 기획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공자의 말씀을 선불교적 직관으로 이해하고 풀이하는 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공자전>의 들머리에 공자의 일생을 그림으로 그린 ‘장해공자성적도’를 실어 부분적으로 공자에 대해 궁금함을 일으켜준 것은 잘한 것 같다. 공자의 삶을 이해하고, 그의 가치관과 메시지를 전달받고, 지금 내 삶에 거울삼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

공자가 말했다.
“윗사람이 어른을 잘 섬기면 아랫사람은 효를 다한다. 윗사람이 연장자를 존중하면 아랫사람이 공손해진다. 윗사람이 베풀기를 좋아하면 아랫사람이 관대해지고, 위사람이 어진 사람과 친하면 아랫사람은 좋은 친구를 가려 사귄다. 윗사람이 덕을 좋아하면 아랫사람은 감추는 일이 없다. 윗사람이 탐욕을 미워하면 아랫사람들은 다툼을 멈춘다. 윗사람이 겸손하고 양보하면 아랫사람들은 지조를 지킨다. 이것을 가리켜 ‘일곱가르침’이라고 한다. 이 가르침이 백성을 다스리는 근본이다.”
- 본문중에서 -

 

 

<함께 읽을 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