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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동의 하루

나이 마흔 즈음에~




내가 아버지의 나이를 처음 인식한 그때의 나이가 되었다.

밤길 고속도로 흔들리는 불빛 마냥

아버지도 그리 흔들렸을까.

여섯남매 막둥이까지 입학시키고 흐뭇해하던

그 표정에는 흔들림이라곤 없었다.

저 불빛마냥 흔들리는건 내 마음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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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사진입니다. 고속도로위에서 차가 밀리면서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문득 요즘들어 나이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들이 많습니다. 40줄에 들어선 그 나이가 무슨 나이냐고 빈정댈 수 있지만, 왜 옛사람들이 40을 불혹이라 했는가 하는 생각도 해보고, 아버지의 모습도 떠 올려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40을 넘기면서 자기 인생의 고뇌에서 허우적 대는 모습을 봅니다. 어떠한 결정을 하고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더라도 자기 인생의 중심을 찾는 것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들의 결정을 보고 옳다, 그르다라고 이야기할 수 없지만 그것이 40이 주는 사유와 사색의 시간이었겠지요.

어릴적 아버지를 비롯해서 동네 아저씨들의 모습을 떠 올려봅니다. 한참 세월이 지나 고향동네를 찾았을때 그 젊었던 분들이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살아가는것이 어색하기도 했습니다. 겉모습은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기력이 조금은 빠진 듯한 모습이었지만 나의 기억에는 그 젊었던 40대의 모습만 남아있었으니까요. 지금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시절이 아니었으니 자연에 묻혀서 사람들과 그리 살았겠지만 40을 넘긴 사람으로서 나름의 고뇌가 있지 않았을까 이해되기도 합니다.
지금은 50을 넘긴 어떤 분이 언젠가 40을 맞이하면서 과거와는 달리 새로운 10년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하며 새롭게 살겠노라고 다짐하던 모습도 떠오릅니다. 내가 이제 그 시간이 되었습니다. 내가 갖고 있던 열정과 원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는 10년이 되기를 다짐해봅니다.

조만간 한겨레 출판사에서 <열혈청춘>이 발간된다고 합니다. 지난 번 평화재단에서 청년아카데미에서 강연한 내용을 묶은 것이라고 하는데 청년멘토들의 고뇌와 격려, 위로가 기대됩니다.